“올해 VDSL장비의 수요 확대는 통신 업계의 ‘대세’입니다. VDSL분야의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올해는 2년간의 적자 상황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턴어라운드하겠습니다.”
지난해 말과 연초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종 중 하나인 VDSL장비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텔슨정보통신의 최고재무담당임원(CFO)인 김인호 상무(41)는 올해 핵심 테마 중 하나인 VDSL분야에서 주도주로 부상할 것을 자신했다. 지난해 5월부터 VDSL 서비스 선도 사업자인 KT와 손잡고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에 적자가 100억원에 달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는 주사업 방향에서 생긴 적자가 아닙니다. 무선전화기·무전기 등 기존의 사업을 정리하면서 재고 자산과 부채성 무형 자산을 떨어내는 바람에 적자폭이 예상외로 커졌습니다. VDSL을 회사의 주력사업으로 정한 만큼 이전에 발생한 잠재성 부실은 상당히 제거된 셈입니다.”
텔슨은 과감한 구조조정과 VDSL시장 집중 공략을 통해 올해 1580억원의 매출에 70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린다는 목표를 정했다. VDSL장비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의 70%를 넘는다. 올해 매출 목표액은 작년 연간 매출 예상액 760억원의 배를 넘는 수준이다. 지난 2001년에 기록했던 400억원대의 매출과 비교하면 300%에 가까운 증가율이다.
“올해 매출 목표를 달성하고 흑자기조로 전환하려면 당연히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목표치가 결코 실현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요. 이미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이같은 가능성이 일부지만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VDSL장비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매출과 수익이 급증하고 있으며, 지난해 3분기 이후 영업이익 흑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아주 좋은 징조라고 생각합니다.”
텔슨정보통신은 KT에 지난해 5월 이후 4차례에 걸쳐 VDSL장비 26만 포트를 공급하는 실적을 올렸다. 최근 들어서는 한달 간격으로 10만 포트 가까운 물량이 한꺼번에 발주되는 등 공급 물량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VDSL장비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나더라도 설비투자, 생산인력 충원에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대응하면서 수익성 극대화에 만전을 기할 방침입니다. 특히 완제품 아웃소싱 비중을 늘려나가면서 생산인력보다는 품질관리인력 보강에 주력하는 등 내부의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입니다.”
김 상무는 우리나라 통신장비업종 최대의 고질병으로 일컬어지는 저가입찰, 업체간 출혈경쟁문제에 대해서도 올해 다소간의 진전이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장비 발주 사업자들의 목표가 입찰 풍토가 뿌리를 내리고 업체들간에 적정가격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자리잡아 간다면 VDSL시장 확대가 곧 장비생산업체들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92년 텔슨전자에 입사하면서 텔슨에 발을 들여놓은 김 상무는 올해 VDSL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울 작정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