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모토로라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에 속합니다. 결국 승부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가름날 것입니다.”
톰 매시 모토로라 아태본부 사장은 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03년도 휴대폰 사업전략 발표회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세계 시장에서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들었다”면서 “삼성의 발 빠른 마케팅 전략을 참조, 우리도 개발일정을 단축해 첨단 제품을 잇달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업계의 세계 2위인 모토로라는 작년 중국에서는 점유율 28%로 1위를 고수했다. 세계 1위인 노키아는 20% 미만의 점유율에 머물고 있어 상대가 되지 않는다. 지난 86년부터 중국을 전략거점으로 정해 집중적인 투자를 해온 것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모토로라는 중국에서 연간 300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휴대폰 제조공장과 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한다. 또한 매년 국영기업체 간부교육과 장학사업에도 거액을 지원,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함께 광범위한 ‘친(親) 모토로라’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매시 사장은 “세계 언론과 개발자, 고객사 등 700여명을 초청, 2003년도 신제품과 사업전략을 소개하는 장소를 상하이로 정한 것도 그만큼 중국시장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모토로라는 전략발표회와 동시에 ‘헬로모토(HelloMOTO)’라는 명칭으로 개최한 신제품 전시회에서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한 신모델 휴대폰 7가지를 한꺼번에 선보였다. 기껏해야 한 해에 3∼4가지 모델을 내놓던 기존 영업전략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전시회에 나온 제품들은 컬러폰·카메라폰·동영상폰 등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것과 흡사한 첨단 모델이다. 30분 가량의 동영상을 저장·재생할 수 있는 휴대폰 액정화면에서는 영화 ‘반지의 제왕’을 깨끗한 화질과 음성으로 감상할 수 있다.
매시 사장은 “올해부터 복잡하게 나뉘어 있던 휴대폰 브랜드를 ‘모토(MOTO)’ 시리즈로 통합하고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게임 기능과 벨소리·바탕그림 변경 등 무선 인터넷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첨단제품 개발에 주력, 한국의 젊은 사용자층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그러나 매시 사장은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수익성을 포기하는 전략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무차별적인 확장전략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상하이=박광선논설위원 k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