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The News]윤석경 SK C&C 대표이사

`해외 마케팅 베테랑에서 IT업계 대표적 최고경영인으로.’

 시스템통합(SI) 업체인 SK C&C(http://www.skcc.com)의 윤석경 대표(51)에게는 요즘 주위에서 ‘탁월한 경영인’이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새로 붙여졌다. 비 IT분야 출신 최고경영자로서 ‘IT 총집합소’라는 SI 회사의 사령탑을 맡은 지 채 1년도 안됐는데도 여느 IT전문가들 못지 않게 IT분야 흐름을 깊고 넓게 꿰뚫는데서 비롯됐다.

 수십년간 IT분야에 몸담아온 사업부장들이 얼마전 사업보고를 하러 들어갔다가 오히려 윤 대표의 날카로운 지적과 논리 앞에서 쩔쩔매기도 했다.

 지난해 3월 SK C&C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까지 그는 SK글로벌에서 25년간 재직하며 줄곧 국내 마케팅과 해외 사업에 매진해온 이 분야 베테랑이다. 덕분에 윤 대표는 국내외 마케팅에 관한 것이라면 누구 못지 않는 전문지식과 안목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다.

 이러한 역량을 인정받아 그는 SK글로벌 상무에서 곧바로 SI업계 ‘빅3’ 가운데 하나인 SK C&C 대표이사로 전격 승진, 주위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관련업계에서도 비록 윤 대표가 IT기업 재직경험은 적지만 국내외 시장을 두루 경험한 마케팅 전문가로서 SK C&C의 대외 역량을 크게 높여갈 적임자로 평가하는데 인색하지 않다.

 더욱이 윤 대표는 SK글로벌 기획담당 상무 경험을 바탕으로 치밀한 경영분석가로서의 면모도 엿보인다. 실제 그는 SK C&C 사령탑으로 취임한 뒤 경영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서는 수백억원 대의 원가절감 실적을 올려 외형 성장 일변도로만 달려온 SI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윤석경 대표가 SK C&C 사령탑에 오르면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것은 전사적인 변화관리다. SK C&C가 SI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5년 만에 매출규모 12위에서 3위 업체로 껑충 뛰어오를 만큼 외형 성장을 해왔으나 고속성장 기간중 미처 정비되지 못한 부분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경영인프라 구축과 운영효율 개선 등에서 16개의 전사과제를 선정해 추진해 왔다. 두 차례의 조직개편을 통하여 본부별 이익관리와 성과보상체계 구축을 통한 책임경영의 기반을 조성했다. ‘일일보고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전 조직이 함께 나아가는 오픈 경영 정착’ 등으로 부서간 장벽을 조금씩 무너뜨렸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임직원을 불의에서 보호하기 위해 윤리헌장을 제정하고 윤리경영을 선포하기도 했다.

 “투명하고 깨끗한 기업이미지가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에 직결되는 추세입니다. 윤리경영 도입으로 투명하고 명확한 업무처리 관행이 정립됨으로써 기업경쟁력과 기업가치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는 회사가 매출 1조원 시대에 들어서는 새해를 맞아서도 ‘운영효율 개선을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를 중점과제로 선정했다. ‘대외시장 확대’ 전략을 전개하는 동시에 운영효율 개선과 경영인프라 완성 등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표는 지난해 ‘국가적 대사’였던 양대 선거를 잘 치르는데 적지 않은 공을 세우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16대 대통령선거에서 개표완료시간이 예전보다 4시간 정도 앞당겨지고 개표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었던데도 그의 숨은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SK C&C는 지난해 6·13지방선거와 8·8재보궐선거에 이어 대통령선거에서 처음 적용된 전자개표시스템의 운영을 도맡았다.

 국제 마케팅 전문가로서 윤 대표의 능력도 기대되는 바가 크다. 그는 최근 시스템통합·네트워크통합·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창립된 ‘SI해외마케팅 포럼’의 초대회장으로 추대됐다. 해외진출이 IT업계의 공통된 최대 관심사인 만큼 그에게 지워진 역할과 주위의 기대도 크다. 이 포럼에서는 ‘2004년 SI 해외수출 50억달러 달성’이라는 아젠다를 앞세워 업계, 학계, 정부 등이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시장·전략사업 발굴, 국가브랜드 제고, 인재확보 활동을 공동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SI와 솔루션은 이제 성숙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침체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서도 해외로 적극 눈을 돌릴 때입니다.” 윤 대표는 “특히 전자정부 구현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우리 SI산업은 세계적인 수준에 있다”며 “이를 발판삼아 정부, 기업이 발벗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 경쟁력이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가는데는 아직 부족합니다. 제품과 서비스도 처음부터 국내시장 맞춤식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그는 대기업의 해외 네트워크와 중소기업의 솔루션이 결합한다면 해외시장에서 결실을 맺는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갖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부의 전략적 수출전략이 필요한 시점에서 SI해외마케팅포럼의 출범은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그가 우리나라 SI업계의 장단점을 제대로 짚고 있음은 물론이다. 업계의 어두운 면을 얘기하는 부문에서는 표정이 더욱 진지하다.

 “SI업체들은 대체적으로 부가가치가 떨어지고 차별화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컨설팅은 외국업체에 빼앗기고 단순한 구축작업에 치중해 있는 거지요.”

 그는 우리나라 SI업계가 양적인 성장을 해왔으므로 이제 질적 성장에 주력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이를 위한 단초는 무엇보다 “독자 핵심역량을 선택하고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SI산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운영효율의 개선과 계약체계의 고도화로 고객만족도를 증대시켜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윤 대표는 소프트웨어 인력의 노임단가 기준이 개선되고 사업평가시 투입인력수가 아닌 가치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빠트리지 않았다.

 취임직후부터 윤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경영서적을 직접 선물해 오고 있다. 얼마전에는 ‘불씨’라는 제목의 책을 책표지에 당부의 글과 함께 나눠줬다. ‘불씨처럼 회사와 조직을 위해 불태우라’는 뜻에서다. ‘2006년 IT시장 리더’의 꿈을 향해 힘찬 비상을 하자는 윤 대표의 바람이 실려 있다.

 윤석경 대표가 계미년 새해를 차분하면서도 벅찬 가슴으로 맞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의 포부가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51년 경기 용인 출생 △74년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77년 SK글로벌 입사 △83년 SK글로벌 뉴욕지사 △89년 SK글로벌 스마트사업부장 △96년 SK글로벌 일반상품본부장 상무 △97년 SK글로벌 패션본부장 △2000년 SK글로벌 국내마케팅부문장 겸 기획담당 상무 △2001년 SK글로벌 글로벌사업총괄 상무 △2002년 SK C&C 대표이사, 해외SI마케팅포럼 초대 회장 △현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한국전자상거래연구조합·한국정보산업연합회·ITS 코리아·KSC 임원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