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자 가속기 유치를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단인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단장 최병호)이 최근 양성자 가속기 부지 공모에 나서자 이를 유치하기 위해 지자체·대학·연구기관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다음달 28일 공모가 마감될 부지 유치에는 전라북도와 중앙대 안성캠퍼스, 강원도 횡성군, 대전 대덕연구단지, 전남 장성군, 경북대 등이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지자체와 기관들은 양성자 가속기 부지를 유치할 경우 고용창출과 경기부양 효과는 물론 구축 후 이 지역이 명실상부한 사이언스 파크로 거듭나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특히 일부 지자체에서는 30만평에 이르는 부지의 절반 정도를 무상제공키로 하는 등 과열경쟁의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계는 이번 양성자 가속기 부지 선정이 지난해의 나노종합팹 공모에서 나타난 것처럼 경쟁기관간 비방전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크게 고심하고 있다.
실제로 전북의 경우 양성자가속기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거쳐 후보지를 완주군으로 선정했으나 정읍시가 평가 오류라고 반발하고 있으며, 탈락한 익산시도 독자유치를 천명하고 나서는 등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의 최병호 단장은 “2000년 수요조사를 실시할 당시만 해도 국내 150개 기관이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만큼 양성자 가속기 건설은 시급한 실정”이라며 “공모가 끝나는 대로 3차례 평가를 거쳐 5월 중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성자 가속기란 양성자를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해 원자핵 등과 충돌시켜 이를 깨뜨리는 대형 핵물리 연구장치로 원자 단위의 미세한 연구가 필요한 생명과학·전력반도체·나노과학에 필수적이다.
이번에 구축되는 양성자 가속기 시설은 100MeV, 20㎃급 대형시설로 가속기 시설만 10만평, 배후 단지 20만평 등 총 30만평 규모에 이르는 대규모 연구시설이다.
한편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은 2012년까지 총 1286억원(정부 1157억원, 민간 129억원)과 연인원 860명의 전문인력을 투입해 양성자 빔 이용기술과 장치응용기술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