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솔루션업체들이 포진해 있는 가상사설망(VPN) 시장이 외국계 솔루션 업체와 통신사업자들의 진입으로 치열한 경쟁시대를 맞이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퓨쳐시스템, 어울림정보기술, 이노크래프트, 사이젠텍, 시큐어넥서스 등 5, 6개 VPN 전문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하반기 들어 급격히 외국계 솔루션업체들이 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KT, 데이콤 등 통신사업자들이 VPN 서비스에 나설 방침이어서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국내 VPN 시장규모가 대략 400억원대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최소 30%에서 최대 5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VPN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금융과 공공시장 외에 올해부터 민수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그동안 K4e 등급 등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공공과 금융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외산업체들이 진입장벽이 없는 일반 기업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 VPN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외산업체들은 노텔, 시스코, 넷스크린, 노키아 등으로 대부분 세계적인 장비업체들이다.
외산업체들이 이미 VPN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면 통신업체들은 시장진입을 위한 마무리 작업 단계다. KT와 데이콤 등 통신망 사업자들은 그동안 서비스해온 VPN 사업을 올해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VPN 장비 선정을 위한 벤치마크테스트를 실시해 왔으며 이르면 다음달 중에 장비업체를 선정하고 서비스 제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의 경우 국산과 외산장비를 포함해 5개 업체 제품을 테스트했으며 아직까지 최종확정을 하지 못한 상태다. 통신업체들의 시장진입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산 솔루션업체들이 전략적으로 집중해온 중소기업 시장에서의 경쟁이 예고된다.
국산 솔루션업체들은 이같은 외산과 통신업체들의 진입에 대비해 제품개발 가속화와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퓨쳐시스템과 어울림정보기술 등은 올 상반기내 기가비트 지원 등 VPN 성능 강화에 힘쓰는 한편 고객 세분화 공략을 위한 제품가격 다양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퓨쳐시스템은 기존에 진출한 중국, 일본, 동남아 시장에서 본격적인 매출을 발생시키고 미주, 유럽 등으로의 신규진출에 나서면서 수출제품 다양화에 힘쓸 방침이다. 또 최근 신임사장 영입 등 조직개편을 완료한 이노크래프트도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함은 물론 미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