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이상 전면 금지됐던 이동전화 단말기 보조금이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일부 부활됨에 따라 향후 단말기 생산업체, 이동전화사업자, 단말기 부품업체들의 주가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증시 전문가들은 보조금 허용조치가 단말기 내수진작에 숨통을 틔우며 관련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 업체별로 어떤 수혜가 돌아갈지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일단 증시 전문가들은 내수비중이 높은 단말기 생산업체를 중심으로 우선적인 수혜가 예상되며 단말기 부품업체들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이동전화사업자에게는 단기적인 마케팅비용 확대 등 일부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통신장비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보조금 허용 이슈의 핵심이 3세대폰 또는 PDA에 대한 보조금 허용조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리점 재량하에 보조금 지급을 양성화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오세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리점 차원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사실상 자율화돼 내수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국내시장에서 6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등 해외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팬택이나 세원텔레콤보다는 텔슨전자, SKC 등이 입을 수혜강도가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부품을 집중 공급중인 유일전자, 인탑스, 피앤텔, KH바텍 등 단말기 부품업체들도 삼성전자의 영향으로 2차적인 수혜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증시 일각에선 현재 가장 대중적인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는 EVDO폰이 보조금 허용 대상에서 제외돼 보조금 부활의 파장이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발표대로라면 보조금 적용 단말기가 유통물량의 약 10% 미만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보조금 금액 가이드라인이나 적용 단말기 범위가 확정되기 전에는 개별주가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리점 차원의 보조금 문제에 관해서도 양 연구원은 “대리점의 자체적 보조금은 양성화되겠지만 정통부가 사업자와 대리점간의 보조금 관계는 더욱 철저히 관리할 것으로 예상돼 그것 자체만으로 단말기 판매확대나 사업자의 마케팅 비용증가를 단정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