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테크놀로지 2003](7)하이브리드카

 올해 자동차업계의 기술적 화두는 하이브리드카(hybrid car)로 집약된다. 하이브리드카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 2개의 동력원으로 구동된다는 뜻이며 주행상황에 따라 내연엔진과 배터리식 전동모터로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리터당 주행 연비를 일반차량의 두배 수준인 28∼30㎞까지 향상시켜 준다.

 일본 도요타가 지난 97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양산한 이후 일본·미국에서는 저공해 교통수단으로 하이브리드카의 양산규모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1500cc 소형차 클릭에 하이브리드 듀얼엔진을 장착하는 ‘TD프로젝트’에 따라 연내 국산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일 계획이며, 현대중공업은 관련부품 국산화에 나서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고속주행시에는 내연엔진으로 구동하다가 복잡한 도심지에서 잠시 정차하거나 시속 10㎞ 미만 저속주행시 전기모터로 움직여 불필요한 엔진 공회전을 막는 것이 특징. 특히 통상적인 휘발유를 주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상용화에 단연 유리하다.

 하이브리드카의 구동형식은 크게 내연엔진으로 발전기를 구동해 전기모터를 돌리는 ‘시리즈 하이브리드’, 내연엔진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돌리는 ‘병렬식 하이브리드’ 타입의 두가지로 나뉜다. 도요타의 프리우스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둘 중 하나만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혼다의 하이브리드차량은 주동력원으로 가솔린 엔진을 항시 구동하면서 언덕길을 오르거나 급가속, 급추진시 전기모터가 지원하는 형태다.

 하이브리드카는 저속주행이 많은 대도시에서 특히 연비향상효과가 뛰어나다. 심지어 그냥 버리는 브레이크, 감속시의 제동력까지 배터리 충전에 사용한다.

 현재 하이브리드카 상용화의에 가장 큰 문제점은 기존 차량용 파워트레인에 하이브리드 전동모듈과 배터리를 추가로 장착하기가 곤란하며 동급의 휘발유차보다 최소 500만원 이상 비싸다는 것.

 신차 개발부터 하이브리드 엔진 장착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용성 있는 하이브리드차량을 만드는 것은 엄청난 투자가 요구된다.

 현재 세계의 하이브리드차량 기술은 도요타·혼다 등 일본 자동차업계가 단연 앞섰다. 하이브리드카의 원조격인 도요타는 미국에서의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을 지난해 3만9000대에서 오는 2005년까지 연간 30만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맞서 GM은 오는 2007년까지 연산 100만대의 하이브리드카 양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포드도 하이브리드카 생산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들이 하이브리드카에 매달리는 이유는 연료전지차량이 실용화되기 이전까지 하이브리드카가 차세대 자동차시장의 주력이라는 공감대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전장부품업계도 하이브리드카 시대에 대비해 독자적인 기술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