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가전협회(CEA)가 지난해 1000명의 미국 남녀를 대상으로 디지털TV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설문에 응한 여성 중 58%가 1캐럿 다이아몬드반지보다 HDTV를 더 갖고 싶어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석에 약한 여성들에게도 이제는 HDTV가 높은 관심거리로 등장했음을 알게 해준다. 디지털TV의 대중화가 눈앞에 왔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디지털TV 수요확산 분위기에 대응이라도 하듯 제조업체들의 움직임도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이번 CES에서 소니·파나소닉·필립스·샤프·삼성전자·LG전자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TV업체들이 PDP TV, LCD TV, 마이크로디스플레이 TV 등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면서 대형화로 치닫는 시장공략을 선언했다.
각 제조업체의 TV 제품들은 화질개선, 메모리카드와의 접목, HDD를 내장한 PVR TV 등을 소개해 한단계 앞선 기술력을 과시했다.
미국 FCC가 오는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13인치 이상 모든 디지털TV에 튜너를 내장토록 의무화함에 따라 제조업체들도 급부상한 디지털TV 황금어장인 미국을 공략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크기인 54인치 LCD TV를 비롯해 역시 최대 크기인 63인치 PDP TV, 61인치 프로젝션TV 등 대형 제품은 물론 15인치 등 소형 LCD TV 제품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였다. 삼성은 특히 독자개발한 화질개선 기술인 ‘DNIe’ 기법을 채택한 제품을 소개하며 시장공략 의지를 보였다.
제니스 브랜드로 북미시장에서 활동중인 LG전자는 이번 CES에 새로운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미국내 케이블사업자와 가전업체가 공동으로 2004년 7월부터 케이블 수신을 위해 기존 셋톱박스 대신 디지털TV에 케이블TV 모듈을 내장하고 별도의 유료서비스에 대해서는 POD 모듈을 제공하자는 안을 2002년 12월 FCC에 제안했다. 소비자들이 별도의 설치작업없이 POD 모듈만 있으면 바로 유료채널을 시청할 수 있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 사업자와 TV업체가 자발적으로 합의를 일궈낸 것이다.
LG전자와 파나소닉이 이 같은 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해 케이블레디 HDTV를 소개했다. 전시 관계자들은 케이블레디TV 등을 개발한 각 업체의 발빠른 대응과 기술력에 마이클 파월 FCC 의장도 찬탄을 보냈다고 전했다.
북미 TV시장 점유율 1위인 소니도 이번에 다양한 TV제품을 선보였다. 자사 XBR 엔진을 채택한 ‘베가’ 신제품을 비롯해 30인치 LCD TV, 42인치·50인치 PDP TV 등 대화면 평면TV를 선보이며 브라운관TV에 이어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샤프는 LCD TV 강자답게 ‘에이쿼스(Aquos)’라는 브랜드로 10인치에서 30인치까지 다양한 LCD TV를 선보였다. 특히 PCMCIA 슬롯을 지원해 별도의 저장매체에 이미지 파일 등을 저장한 다음 LCD TV에서 재생할 수 있는 제품도 소개했다.
<라스베이거스=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