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반산업협회(회장 박경춘)가 ‘빅5’ 음악사이트에 대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유영건)와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이하 예단연·회장 윤통웅)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는 음반협회가 음악사이트를 제소하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온라인 음악시장을 죽이는 처사’라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가뜩이나 음반시장이 침체돼 있고, 이 타개책을 온라인 음악서비스에서 찾아야 하는 마당에 음반협회가 5개 사이트를 폐쇄하려는 것은 업계를 고사시키는 행위라는 얘기다.
더구나 음반제작자에 대한 저작인접권은 이제까지 단일 창구가 없어 음악서비스 회사에서 인접권 사용료를 지불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음반제작자의 잘못도 일정 부분 시인해야 한다고 두 단체는 덧붙이고 있다.
실제로 음악 관련 신탁단체인 음악저작권협회와 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의 경우 5개 음악사이트 회사와 저작권(인접권) 계약을 맺고 사용료를 받고 있다. 온라인 음악서비스가 저작자와 실연자의 새로운 수익원이 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이번 법적 소송이 협회간의 이권싸움에서 야기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이달 말께 한국음원제작자협회가 음반제작자의 신탁단체로 지정을 받을 전망임에 따라 지금까지 음반사의 권익을 대변하며 중추기관의 역할을 해 오던 한국음반산업협회가 입지 위축을 우려, 주도권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음원제작자협회가 신탁단체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경우 온라인 불법복제 단속을 비롯한 상당량의 업무가 음원제작자협회로 이관될 것임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높아보이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협회의 갈등으로 이제 막 커 가는 온라인 음악시장을 죽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99년에 업계 이견 때문에 PC통신의 MP3파일 다운로드 서비스 시장이 죽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원만한 해결이 모색돼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음반협회가 사이트 폐쇄에 나설 경우 2개 단체는 음악사이트 편에 서서 지지할 것”이라고 말해 파장이 커질 것임을 시사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