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산업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새로운 유망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유한양행·SK제약 등 제약·바이오기업들은 3500억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천연물의약과 건강보조식품, 기능성화장품, 천연살충제 등 천연물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그동안 저분자 화합물 의약품 개발에 치중해 왔으나 부작용이 없을 뿐 아니라 효과도 입증된 동식물 등 천연물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 천연물의 경우 상품화에 십여년 이상 걸리는 화합물 약품에 비해 연구비용이 저렴하고 상품 개발기간이 3∼4년에 불과해 조기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들이 초점을 맞추는 분야는 간염·당뇨병·관절염·치매 등 난치성 질환치료제 및 천연물성분을 사용한 성기능 개선제 등 장기간 복용하는 제품들이다.
지난 한해 동안 상품화된 천연물 의약품은 광동제약의 간염치료제 ‘편자환’, 유한양행의 골절치료제 ‘유한골접산’, SK제약의 관절염치료제 ‘조인스정’ 등 10여건에 달한다.
이와 함께 삼천당제약은 간염치료제인 ‘SCD-UKG’와 당뇨병치료제인 ‘SCD-DKY’의 임상을 진행 중이며 SK는 지난해 말 중국 상하이에 천연물의약연구소를 설립하고 본격 연구에 나섰다.
바이오 벤처기업들은 건강보조식품 분야의 천연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싸이제닉은 최근 당귀에서 추출한 치매 예방 및 치료용 조성물질 ‘INM176’을 이용해 기능성 건강식품 ‘알치마176’ ‘뉴로멕스’ 등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이 물질을 기반으로 치매 예방 생약을 개발하고 올해 안에 식약청에 천연물의약 허가 신청을 접수할 계획이다.
벤트리는 갈조류에서 추출한 ‘VNP’를 활용해 관절염과 혈액개선, 노화방지에 효능을 보이는 기능성식품을 개발, 올해 시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싸이제닉의 한 관계자는 “21세기 의약산업은 치료형에서 예방형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장기간 복용이 가능하고 부작용이 적은 천연물 의약은 향후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의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연물 의약분야 특허출원은 86년 21건에 불과했으나 99년에는 197건, 2000년 375건, 2001년 436건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