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단지조성 30주년을 계기로 올해에는 기본사업을 신산업 중심의 5대 대형과제로 전면 개편할 것입니다.”
기술의 전환점을 맞는 30주년이야말로 ‘과학기술한국’을 건설할 기틀을 다시한번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하는 한국기계연구원 황해웅 원장(64)은 기계분야에서 그 초석을 다지는 원년으로 삼을 각오라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기계연은 이에 따라 기술수요 변화와 IT·BT·NT·ET 등 5대 신산업 중심으로 과제를 전문화하고 분야별 중점연구사업 1개씩을 선정,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처음 시작하는 사업은 인터넷 기반의 설계·엔지니어링 지원센터 구축사업이다. 세계 수준의 IT와 전통적인 기계기술을 융합해 기술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설계·엔지니어링 기술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원센터를 설립한다. 이 사업에 오는 2007년까지 5년간 총 90억원의 예산을 투입, 기존의 유무형 설계를 가상공간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센터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e사이언스’ 또는 ‘사이버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강점인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해 사이버상에서 기업들에 고품질의 설계·엔지니어링 기술을 제공한다면 그만큼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황 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초미세기계가공(MEMS) 분야에 중점적으로 연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황 원장은 “나노지향 미세기계기술 개발에만 89억55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나노를 기반으로 하는 로봇과 바이오기술 분야 활용이 가능한 초정밀 기계나 나노급 극미세 가공공정, 미세 구조물의 특성평가 설계기술 등의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세기계기술 분야 중 연구 3년째를 맞는 PDP 생산장비 연구과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가능하면 올해 내에 대형 디스플레이의 배기봉착 시간을 기존 10시간에서 분단위까지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기계연은 배출오염물의 제로에 가까운 환경규제치와 오염환경 복원에 대응하기 위해 21세기 환경기술의 궁극적인 장치 산업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제로 에미션 환경기계기술 개발’에 44억7500만원을 투입한다. 배출오염원으로부터의 부하를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신형 연소기술과 폐기물의 순환재생 및 자원 재활용 기술, 미량 유해물질 안정화 처리기술, 도시공해 저감 대체형 차량 핵심요소기술 개발에 예산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재료분야인 미래 원천 구조재료와 나노재료 부문에서는 각각 37억6000만원과 25억700만원을 들여 고부가가치를 가진 고기능, 환경친화적인 혁신소재와 부품 성형기술, 균일분포를 가진 나노입자 제조 및 특성제어 기술, 신기능 나노박막재료 제조기술 등을 개발한다.
이밖에 국제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황 원장은 지난해 볼보연구소 유치 실패를 거울삼아 서로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의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황 원장은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 다나카 고이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창의력에는 항상 창조적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연구의 질적향상을 위한 환경조성에도 온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