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소프트웨어(SW)업계가 산업자원부의 ‘2003년도 중소기업 IT화 사업’이라는 희소식을 접하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산자부가 지난해 3만개 중소기업 IT화 사업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도 이르면 2월부터 이 부문에 3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른바 포스트 중기 IT화 사업으로 불리는 올해 사업은 지난해 주력이었던 기초정보SW가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반면 전사적자원관리(ERP)에 대한 지원이 계속돼 ERP를 포함한 국산 솔루션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특히 기존 도입업체의 내실화와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확장형ERP, 공급망관리(SCM), 현업솔루션 등의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업계는 지난해 6월 산자부의 ‘3만개 중기 IT화 사업’이 마무리된 후로 극심한 매출침체를 겪었다. 정부지원이 조기에 중단되자 고객사인 중소기업들이 독자적인 IT화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포스트 사업을 기다리면서 6개월여간 시장 공동화 현상까지 초래했다. 이에 따라 국산 기업용 SW업체들은 포스트 3만개 중기 IT화 사업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산자부가 올해도 ERP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원키로 한 방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ERP가 중소기업의 사내정보화와 e비즈니스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출발점이자 투명경영의 기초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구체적으로 ERP를 도입하려는 중소기업에 총소요비용의 50% 내에서 최대 3000만원이 지원된다. 또한 애플리케이션임대(ASP) 방식을 활용해 ERP를 도입하는 기업들에도 지원이 이루어져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도 정보화 혜택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종업원수 100인 이상, 최근 2년간의 매출이 100억원 이상인 기업으로 확장형ERP를 도입하고 e비즈니스 고도화에 필요한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IT화 선도업체에 총소요비용의 50% 내에서 최대 5000만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이는 우수 IT화 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업종별 벤치마킹을 유도하기 위한 포석이다.
또한 협업적 IT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필요한 비용으로 업체당 최고 3000만원까지 지원된다. 이는 조달·생산·유통 등 공급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기업들이 SCM을 구축함으로써 생산성 향상과 협업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ERP, IT화 선도기업, 협업적 IT화에 대한 지원강화는 기업용 SW산업계의 흐름을 반영하려는 노력의 산물로 풀이된다. 즉 ERP를 중심축으로 삼아 SCM, 그룹웨어, 지식관리시스템(KMS) 등 협업에 필요한 솔루션을 구축함으로써 기업간 정보교류를 개선코자 하는 것이다.
이번 사업은 전통산업과 IT산업의 상호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전 산업을 e비즈니스화하기 위한 과정이다. 산자부도 올해 중기 IT화 사업을 통해 지난해 9.1%에 머물렀던 중소기업의 전자상거래 비율을 15%까지 끌어올려 ‘e비즈니스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반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올해 중기 IT화 사업은 경기침체로 시름하는 국산 기업용 SW기업에 재도약할 발판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