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계열 사무기기업체 수출대책 `부심`

 일본 사무기 업체들이 최근 2, 3년 사이 단가가 낮은 점 등을 이유로 중국법인쪽으로 생산을 대거 이동시키고 있어 그동안 이들의 생산거점으로 활용돼온 한국후지제록스·롯대캐논 등 국내법인들이 타개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도리코와 달리 일본 본사의 지휘를 받는 한국후지제록스와 롯데캐논은 저임금을 무기로 한 중국법인들이 생산기지로 급부상하자 내수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 수출 돌파구를 찾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일 캐논사와 5대 5 합작사인 롯데캐논(대표 김대곤)은 지난해 내수에서 20%의 매출성장을 이끌어 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부진으로 전체 매출에서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부진을 기록했다. 롯데캐논의 한 관계자는 “작년 소형 복사기를 포함한 전체 사무기 내수시장에서 점유율 35%를 달성했지만 총매출은 전년과 유사했다”며 “이는 수출 물량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롯데캐논은 우수한 기술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에 올해 연구개발 투자만을 늘리기로 했다. 롯데캐논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법인과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 수출판로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일 후지제록스의 국내법인 한국후지제록스(대표 정광은)도 지난해 초 처음으로 국내 개발한 디지털복합기 생산을 본사 방침상 중국 법인에 고스란히 넘겨주는 등 중국법인이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일본 후지제록스의 아키라 요코타 부사장(60)은 “중국에서 30장급 이하의 프린터와 디지털복합기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강조하고 “한국후지제록스가 개발 부문에서 본사를 지원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지난해말 두 번째로 자체 개발한 디지털복합기를 국내에서 생산,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데 힘입어 올해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지난해 10월 체결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400억원 수출물량을 올해 공급하고 해외시장 개척용 신모델을 추가로 개발해 수출액을 늘릴 계획이다.

 한편, 이들 양사와 달리 리코사의 지분이 20% 밖에 안되는 신도리코(대표 우석형)는 미국 렉스마크사와의 레이저프린터 계약으로 수출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신도리코는 일본 리코뿐만 아니라 세계 보급형 프린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렉스마크사와 수출 계약으로 작년 5000억원 이상의 최대 매출실적을 올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렉스마크와 차기 레이저프린터 모델 개발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끌어내 올해에는 수출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