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수출품목 70%가 환경규제, 업계 비상

 우리나라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연합(EU)의 환경관련 무역조치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성)는 ‘EU의 환경관련 무역규제 현황과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2001년 우리나라의 대EU 수출총액 196억달러 중 70%에 이르는 124억달러가 환경규제 적용대상이며 이러한 추세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고서는 EU가 2006년부터 납·수은 등의 유해물질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대체물질을 사용토록 규정하는 ‘유해물질 사용금지지침(RoHS)’을 시행함에 따라 VCR 1개 품목에만 1조원대의 추가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대한상의는 우리나라의 대EU 수출품목의 70%가 환경규제의 영향을 받으며 그 가운데 전자제품과 자동차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전자제품의 경우 EU는 소비자에 의해 사용된 후 소각이나 매립되지 않은 전기·전자제품들을 생산자가 일정비율로 회수·재활용토록 의무화한 WEEE 처리지침을 채택, 이 지침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2006년부터는 지침을 준수하지 않는 전기·전자제품은 사실상 EU 내 판매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 업계는 유럽에 회수·재활용망을 구축해야 하며 이로 인한 비용증가로 가격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또 자동차도 2007년부터 폐차를 무료로 수거한 후 자동차 중량의 85% 이상을 재사용해야 하는데 이로 인한 추가비용이 대당 약 200달러로 추정돼 이에 따른 우리 업계의 수출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

 대한상의는 EU 환경규제에 따른 우리나라의 대응방안으로 △우리 기업의 현지 재활용 수거 생산기지 설립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 △환경마크 미부착 제품에 대해 현지 바이어들의 수입 기피를 감안한 환경마크 대상품목 확대와 환경마크를 획득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전기·전자제품 생산에 있어 사용금지 예정인 납·수은 등을 대체할 신물질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자금 지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