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 LCD, 원가와의 전쟁

수익성 높이고 가격차 극복 위해

TFT LCD업계가 지속적인 공급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브라운관(CRT)·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경쟁 기술과의 가격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가와의 전쟁’에 나섰다.

 LG필립스LCD·삼성전자 등은 올해 TFT LCD 공급가격이 수급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오르내림을 반복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제조원가 절감을 위한 첨단 신기술 개발 및 도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특히 일본과 대만의 협공으로 ‘아시아 3국’간 물고물리는 경쟁 속에서 세계 최강의 입지를 더욱 굳히기 위해선 제조원가 절감뿐 아니라 품질향상 등 국제경쟁력 향상만이 최우선 과제로 보고 이의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필립스LCD·삼성전자는 기존 냉음극형광램프(CCFL)에 비해 휘도 및 에너지 효율이 우수하면서도 원가절감 효과가 뛰어나 차세대 광원(백라이트)으로 부상하고 있는 외부전극형광램프(EEFL)를 상용화하기로 하고 우선 올해 TV용 대형 모듈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TFT LCD의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배선재료 분야는 기존 크롬·알루미늄 등을 대체할 구리배선 기술이 올해 상용화 원년을 맞을 전망이다. LG필립스LCD가 처음 개발한 이 기술은 전기저항이 적고 전도성이 뛰어난 구리를 사용해 휘도 및 화질 특성 개선은 물론 기존에 전도성 보완을 위해 첨가했던 물질이나 부품들을 제거,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적색(R)·녹색(G)·청색(B) 외에 유리기판 위에 백색소자를 서브 픽셀(sub-pixel)로 별도 형성하는 ‘4컬러 픽셀기술’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가 독자개발한 이 기술은 적은 픽셀로도 채도보상과 고휘도·고선명도를 실현, 원가절감 효과는 물론 대면적 및 저소비전력화가 가능해 대형 모니터용과 TV용 패널제조에 적용될 전망이다.

 기판효율을 극대화하는 등 생산성을 높여 결국 제조원가를 낮추는 첨단 패널커팅 기술도 급진전될 전망이다. LG필립스LCD는 특히 ‘1000×1200㎜’의 5세대 기판에서 이보다 큰 ‘1100×1250㎜’ 기판과 마찬가지로 15인치 패널을 15장 생산하는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기판효율 극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FT LCD 모듈 제조원가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백라이트유닛(BLU)의 핵심부품인 도광판(LGP)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디퓨즈·프리즘시트 등 각종 광학필름을 줄여 원가를 낮추는 이른바 ‘시트리스LGP’기술 도입도 확대될 전망이다. LG필립스LCD·삼성전자 등 LCD업체들은 올해 우영·레이젠·비젼하이테크 등 협력업체들을 통해 시트리스LGP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드라이버IC(LDI) 등 각종 칩을 유리기판에 집적, LDI·PCB 등의 부품 수를 줄이거나 액정(LC) 주입방법 개선하는 등 LCD업계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원가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향후 TFT LCD 시장의 진정한 승부는 누가 원가를 줄여 경쟁력을 높이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