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T서비스 시장은 희망적이다.
올해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중심의 수요 지속과 고객관계관리(CRM)·공급망관리(SCM)에 대한 시장형성이 본격화되고 기존 시스템의 웹전환이 시장의 한축으로 대두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또한 모바일·텔레매틱스·생명공학 등 신기술을 응용한 시스템 구축과 관련 솔루션 개발이 SI업계의 신규 수요처로 부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IT서비스 시장의 선두주자격인 SI시장의 기상도도 ‘대체로 맑음’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국내 SI시장 규모는 작년에 견주어 11.6% 늘어난 12조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공공부문의 경우 정부 방침에 따라 상반기 중 공공부문 정보화 예산이 집중 투입되고 차세대 ‘모바일 정부’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1대 핵심과제가 마무리된 전자정부는 올해부터 차세대 전자정부를 염두에 둔 기존 과제의 고도화 사업이 펼쳐질 전망이다. 행정정보화에서는 인터넷민원서비스 대상을 확대하고 기관간 정보공동이용 대상을 주민·부동산 외에 재정·환경·노동 등으로 넓히는 사업이 예정돼 있다.
1조129억원이 투입되는 지역정보화에서는 정보화시범마을을 100개 지역으로 확대하고 지난해 구축된 시군구 행정정보시스템 안정화와 백업시스템 확대 구축(131억원) 사업 계획이 포함돼 있다. 정부 부처별 행정정보 고도화 차원에서도 중앙부처·시도·시군구 정보화시스템의 통합연계를 추진(162억원)할 예정이다. 또한 5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구축된 국가재정정보시스템을 비롯해 기획예산정보, 인터넷국세서비스, 웹기반 관세행정정보, 전자조달 시스템 등을 고도화하게 된다.
사회간접자본(SOC)부문에서는 국가지리정보체계(NGIS) 관련 지리정보유통체계사업에 19억원이 책정됐으며 각 지방자치단체 도시정보화체계 및 지하시설물 프로젝트 등이 발주될 예정이다.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의 지방자치단체 확대 구축사업은 지난해 첨단교통모델도시사업 완료 이후 중앙정부의 지자체 국고지원 추진 계획이 백지화됨에 따라 사업부진이 예상된다. 대신 올해 ITS분야에서는 국토 교통관리체계 구축사업(81억원)이 발주될 전망이다. 새로 건설되는 철도·지하철의 역무자동화 및 신호·통신자동화, 도로 ITS 구축에서도 연초부터 수백억원 규모의 사업이 착수될 예정이다.
대부분의 중장기 투자가 지난해까지 마무리된 금융권은 차세대시스템과 모바일 전자금융 등 대규모 신규사업의 발주가 예정됨에 따라 SI분야 최대 수요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은 주로 금융계열사간 교차판매를 위한 고객 데이터베이스 통합과 고객관계관리(CRM), 인터넷뱅킹 용량 확대와 무장애 환경 구축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기투자된 IT인프라의 안정화에 주력하면서 사이버트레이딩시스템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아직까지 원격지 재해복구(DR)센터를 도입하지 않은 몇몇 은행·증권사와 보험·카드·캐피털·저축은행 등 60∼70여사들도 금융감독원의 권고에 따라 연내 사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장정보·자원관리정보 체계의 정보화전략계획(ISP)사업이 많았던 국방부문의 경우 올해 ISP를 바탕으로 한 구축사업들이 잇따라 발주될 예정이다. 전장정보체계에서는 지난해 ISP프로젝트에 이어서 각각 수백억원 규모의 해·공군 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C4I) 구축 본사업이 발주될 예정이다. 자원관리정보체계의 경우 국방 군수통합정보체계 구축사업이 지난해 말 착수한 ISP결과에 따라 올 하반기중 500억원 안팎의 본사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통신부문은 차세대 빌링시스템과 고객관계관리(CRM)가 주요 투자 분야가 되고 방송미디어부문에서는 DAS·DMC·DAB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제조부문에서는 지난해 수준의 IT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CRM, 중소 ERP, 보안 등을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될 전망이다. 유통 물류시장은 CRM, GIS, 물류네트워크 구축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해 투자가 본격화된 교육부문에서는 온라인 부문의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12%의 성장한 361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초·중등학교 PC교체와 통신속도 고도화, 대학 e러닝 기반 및 도서관 통합목록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교육정보 인프라 고도화 등이 중점 대상이다. 또 정보기술 활용능력 촉진에 461억원, 정보격차 해소에 269억원,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안정화 및 국가인적자원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에 156억원 등 총 5200여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 230억여원의 정보화 예산이 책정된 보건부문은 주민건강정보 공동활용시스템, 국립보건원 유전체지식시스템, 수입식품검사시스템 등 10억원 미만의 다양한 개별 데이터베이스 활용 사업이 펼쳐질 예정이다. 또 국민건강보험과 국민연금정보시스템에 대한 백업센터가 구축될 전망이다. 의료부문에서도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진료체계의 모바일화가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의 진료정보공유체계 구축계획이 현실화되면 상당한 의료정보화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IT 컨설팅 및 아웃소싱 시장은 지난해에 견줘 11∼20%의 견실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IT아웃소싱 시장은 지난해에 견주어 20.1% 성장(8억달러 규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IT컨설팅 부문의 경우 올해 시장 규모는 약 2억47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e마켓플레이스 업계의 올해 이슈는 크게 시장활성화 시기가 언제쯤일지, 몇개의 e마켓플레이스가 살아남을지로 나뉘어진다. e마켓플레이스 업계는 소모성기자재(MRO) 부문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하반기나 돼야 활성화 조짐을 보일 전망이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당장 전자상거래 관련 법안 등에 대한 관심을 갖기 어려운데다 전통기업의 참여가 급작스럽게 늘어날 환경이 당장 갖춰지기는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활성화 시점을 하반기로 보는 이유는 G2B 활성화, 건설업계의 CALS/EC의 본격화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B2B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e마켓 거래가 늘지 않겠느냐는 기대에서 비롯된다. 이에 따라 e마켓 업체들도 상반기동안 내부 조직 안정화 및 수익사업 발굴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펼치는 등 당분간 생존을 위한 버티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소형 e마켓의 이러한 수동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흑자전환 등 경영상태가 호전된 일부 e마켓들은 거래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리는 등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또 일부 사설형 e마켓들이 모기업의 브랜드를 활용해 대외적으로 나설 조짐이어서 사설형 e마켓의 활성화도 지켜볼 만하다. 현재까지의 추세대로라면 전통기업의 전자구매시스템 도입 확산과 함께 사설형 e마켓의 외형적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올해는 e마켓 업체간 인수합병 혹은 업무제휴, 더 나아가 일부 업체의 사업포기 등 업계구도를 바꿀 수 있는 다양한 사건이 잇달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과 IT산업이 화학적 결합을 통해 빚어낸 전자지불결제 시장도 변함없는 각광을 받게 될 전망이다. 디지털매체 및 유무선 통신망을 통한 전자지불 서비스 거래액과 관련 솔루션 시장규모는 이미 지난해 17조원에 육박했다. 5년여전 인터넷 쇼핑몰의 지불결제를 대행해주는 ‘PG’업이 태동한 이래 다종다양의 서비스와 시장을 만들어내며 성장해 온 결과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는 ‘전자금융거래법’이 발효됨으로써, 그동안 금융과 통신 업종 사이에서 떠돌이나 다름없던 업계도 법적 지위를 보장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터넷 지불결제대행서비스(PG)와 휴대폰결제가 주축을 이루는 시장은 휴대폰 송금이체(P2P) 등 신종 서비스가 가세하고, B2B 분야의 적용이 늘면서 한층 성숙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