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업계에서 매출규모로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SDS와 LGCNS가 모두 2003년 벽두에 새로운 사령탑을 맞아 도약을 꾀하고 나섰다. 궁극적인 방향은 내부 체질강화를 통한 글로벌 IT서비스 업체다. 이를 위해 그동안의 성과와 경험을 발판 삼아 새로운 전략사업 육성을 도모한다는 목표다. 국내외 정치·경제 상황에 대비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신뢰경영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최고경영자의 교체로 일부 사업계획에서 변화가 예상되기도 하지만 큰 흐름에서는 기존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두 회사가 구상하는 2003년 사업설계를 살펴봤다.
*삼성SDS
‘2010년 세계 10대 IT서비스 기업.’ 지난 85년 창립이래 SI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SDS(http://www.sds.samsung.co.kr)가 품고 있는 야심이다. 지난해 첫 표방한 이 슬로건은 올해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 만큼 지난 98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전임 김홍기 사장으로부터 지난 15일 바톤을 넘겨 받은 김인 신임사장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신임사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경영방침과 방향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해외 근무경험과 대외 인맥이 풍부한 김 사장의 과거 경력에 비춰볼 때 몇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우선 ‘해외영업통’ 경력에다 그룹 최고경영진의 상당한 신임을 받아왔기 때문에 삼성SDS의 해외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김 사장이 회장비서실에서 인력팀을 맡아 봤기 때문에 핵심인력 양성과 교육에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는 지난해 불황 속에서 수주가 전년대비 34% 신장되어 창사이래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으며 매출도 20% 정도 신장됐다. 삼성SDS는 올해도 지속적인 성장기조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매출액에서는 16% 성장한 1조8900억원(16% 증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출 2조원대 진입을 코앞에 둔 것이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는 1조6400억원(11% 증가), 해외에서 2500억원(63% 증가)을 각각 벌어들이기로 했다. 경상이익은 8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0억원 늘려 잡았다.
삼성SDS는 2003년 이같은 도전적인 목표달성을 위해 몇 가지 경영전략을 세웠다.
첫째, 글로벌 경쟁력 강화다. 올해는 지역 거점 중심의 전문사업 체계를 구성하고 글로벌 채널 네트워크를 구축키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중동·중남미 등 신흥시장 개척에도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미 외국인 종업원의 비율이 9%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시스템의 글로벌화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다.
둘째, 사업구조의 질적 고도화다. 이를 위해 기존 솔루션의 사업활성화와 명품 솔루션의 후속개발은 물론 이 부문 사업비중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데이터센터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비즈니스프로세스 아웃소싱(BPO) 사업, 스마트카드, 홈네트워킹 등 전략사업 육성도 눈에 띈다.
특히 웹서비스·유비쿼터스·모바일 등 5∼10년후 성장을 견인할 신사업을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와 관련, 물류·모바일·디지털 콘텐츠 등 지난해 착수한 신규사업들을 조기에 본 궤도에 올리는 등 신규사업 비중을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연구소를 중심으로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비롯한 새로운 흐름의에 부응하는 미래 유망 솔루션의 발굴에도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컨설팅 사업에서는 컨설팅 자회사인 오픈타이드코리아를 통해 기존 SI기반 컨설팅에서 나아가 솔루션 패키지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프로세스 컨설팅으로 사업범위를 넓힌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지난해 분당에 개소한 하이테크센터내 ‘웹서비스 센터’를 통해 닷넷 플랫폼 기반의 웹서비스 사업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다.
셋째, 그룹의 경쟁력 강화다. 그룹의 2차 정보화 마스터 플랜을 적극 실천에 옮기기 위해 고객 솔루션 관리,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금융포털 등 업종별 주요과제를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비즈니스복구시스템·보안체제 강화,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 등 IT 인프라 확충에 나서 그룹의 정보화 수준을 고도화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넷째, 견실성장 기조 유지다. 개발생산성 혁신과 구매의 고도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 현금유동성 중심의 견실경영 기조를 견지하면서 수익 중시의 고효율 경영풍토를 정착시키는데 무게를 두기로 했다. 개발형 SI사업에서 솔루션·제안형 SI사업으로의 전환도 가속화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아울러 우수인력의 확보와 양성, 평가와 보상 등 지난해 처음 시행한 프로페셔널 조직문화 ‘Proway’가 뿌리를 내리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지난해 첨단소프트웨어공학센터가 업계 최초로 소프트웨어분야 세계 품질인증인 CMM 레벨5를 획득한 여세를 몰아 품질보증체계를 갖추는 노력도 기울이기로 했다.
*LGCNS
‘1등의 자리를 차지하자.’ 지난 2일 LGCNS(http://www.lgcns.com)의 신임 사령탑에 오른 정병철 사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포부이자 다짐이다. 단순히 외형적인 규모의 1등이 아니라 내부의 역량을 키워 업계 1등이 되겠다는 각오다. 정 신임사장은 이를 위해 신뢰경영, 원칙중시, 신바람나는 기업문화를 경영방침으로 내세웠다. 회사 안팎에서 벌써부터 LGCNS의 올해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001년 미국 EDS와 합작관계를 완전 청산하고 지난해 독립경영체제의 첫 해를 보낸 LGCNS가 내부 승진 관례를 깨고 전자 계열사에서 전격적으로 자리를 옮겨온 정 신임사장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LGCNS가 올해 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재무전문가로 알려진 정 사장이 수장을 맡게 됨으로써 그동안 추진해온 그룹내 신규 시스템관리(SM) 물량 확보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주위의 추측이다. 정 사장이 그룹 경영진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놓고 볼 때 EDS와의 합작관계 청산 이후 본격적인 ‘LG 컬러’를 심기위한 노력도 배가될 전망이다.
오는 2005년까지 동종업계에서 기업가치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세운 바 있는 LGCNS는 EDS와의 결별에 앞서 이미 영업과 기술 자립기반을 차근히 다져왔다. 지난해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벌여 1조2500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리면서 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영업이익도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목표치에 육박했다. 특히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11개 중점사업 중 △국가재정 정보화 △민원행정서비스 혁신 △전자인증 확산 △4대 사회보험 정보연계 사업 등을 수행해 대외적인 이미지도 높였다.
새로운 사령탑을 맞은 올해는 매출목표를 지난해에 견주어 20% 이상 늘어난 1조5000억원 이상으로 크게 늘려 잡았다. 이로써 선두주자인 삼성SDS와의 간격을 계속해서 좁히겠다는 의도다.
새해 경영목표는 △해외사업 성과 획득 △경영선진화 △품질혁신과 고객만족 활동 지속 △지속적 성장으로 요약된다.
먼저 해외부문은 LGCNS가 지난해부터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문 중 하나로 꼽힌다. LGCNS는 EDS와 합작관계 종료로 독자적인 해외진출이 가능해진 만큼 독자적인 해외진출을 위한 터를 닦는 작업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는 중국에서만 광저우·톈진·지난 등 3개 지역에 합작법인을 신설할 정도로 숨가쁘게 움직였다. 일본 대학정보화시장에도 처음 진출했다. LGCNS는 올해 이들 해외법인으로부터 본격적인 매출과 기술·노하우 이전에 따른 로열티를 거둬들이는 동시에 동유럽과 동남아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해간다는 계획이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대기업과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선진화도 관심을 쏟는 부문이다. LGCNS는 지난해 인사부문 ERP 도입에 이어 재경업무부문에도 ERP 도입을 완료함으로써 회계·예산 등 전반적인 경영선진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경영전략부문 신설을 통해 단기적인 계획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전략적인 계획수립을 진행하기로 했다.
품질혁신 활동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분야다. 지난해 CMM을 비롯한 품질향상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이를 전사적으로 확산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과 함께 품질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단순히 품질인증체계 인증의 획득에만 그치는게 아니라 고객만족도를 높인다는 의지다.
LGCNS는 이를 통해 올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갖추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그룹의 지원을 제외한 대외 시장에서는 기존고객의 만족도를 제고하는 동시에 신규 고객을 늘리는 시장 확대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특히, 컨설팅과 IT아웃소싱 사업 강화를 통해 사업 구조를 단순 SI에서 고부가가치 서비스형으로 전환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수년간 심혈을 쏟아온 컨설팅사업에서는 컨설팅사업부문인 ‘엔트루컨설팅’이 전위부대 역할을 맡는다. 엔트루컨설팅은 IT컨설팅은 물론 비즈니스 프로세스·IT전략 등 종합 컨설팅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한편, 해외 유수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역량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