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시장점유율 1, 2위인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와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TFT LCD 전 부문에서 양보없는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삼성전자가 독주해온 휴대폰·개인휴대단말기(PDA) 등 모바일기기용 소형 TFT LCD 시장에 LG필립스가 올해 새롭게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여 두 회사간 경쟁이 중대형(10.4인치 이상) 중심에서 전 영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대 격전지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노트북용 시장을 추월하며 최대 TFT LCD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모니터시장. 그동안 LG는 고급형 18.1 및 20.1인치, 삼성은 범용 17인치로 각각 차별화, 시장에서 양사가 직접 맞닥뜨리는 경우는 적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LG가 전용 라인(1100×1250㎜)을 구축, 17인치시장에 도전장을 냈으며 삼성 역시 새로운 5세대(1100×1300㎜)를 통해 LG가 독보적인 아성을 구축한 20.1인치 시장진입을 모색, 정면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은 16일 올해 17인치의 비중을 전체의 26%, 19인치 이상 대형을 15%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삼성의 강세가 지속돼온 노트북용 시장에서는 LG의 대대적인 공세로 예측불허의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삼성전자는 14인치 이하, LG필립스는 15인치대에서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노트북시장 표준이 15인치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데다 차세대 17인치 ‘데스크노트’시장까지 열릴 전망이어서 물고물리는 접전이 예상된다.
올해부터 도약기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TV용 시장에서도 LG필립스와 삼성전자는 양보없는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LG가 다소 앞섰으나 전체 시장규모가 작아 아직은 의미부여를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양사 모두 올해 시장을 선점, 2004년 이후 일본 샤프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서로 세계 1위를 자신한다. 특히 지난해 TV용 대면적 개발경쟁이 올해에는 양산경쟁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PDA 등 모바일기기시장도 올해 양사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 분야는 원래 LG가 중대형 위주의 사업구조를 견지, 유일하게 경쟁이 안됐던 분야지만, LG가 세이코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장참여를 선언, 올해부터 경쟁체제에 진입한다.
LG는 특히 삼성SDI와 소형 LCD 부문 최대 라이벌인 일본 세이코와 손을 잡아 삼성을 자극하고 있다. 더욱이 소형부문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사업부간 경쟁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와 삼성은 전자업계의 영원한 라이벌이란 점에서 양사의 TFT LCD 부문의 각축전은 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받는 등 자존심 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