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방향성을 상실한 채 단순 박스권 등락만을 나타내고 있다.
연초 긍정적 전망들은 목소리가 작아진 반면 기존의 북핵 문제에다 달러화 약세, 미국 및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유가 상승, 고객 예탁금 감소 등 주변 여건들이 모두 긍정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미쳤다는 평가속에 주식시장은 당분간 뚜렷한 상승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신증권은 16일 최근 주식시장이 620에서 690선의 박스권에 갇혀있다고 평가했다. 또 박스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기 회복의 신호나 수급상 호전 등 무엇인가 특별한 모멘텀이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 구체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봉원길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현재 패턴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업의 과거 실적이 아닌 미래 전망에 대해 낙관적 생각들이 공유돼야 하지만 이것은 단기간내 현실화되기 힘들어 보인다”며 “코스닥의 경우 기존 성장 테마주들의 선별과정이 이뤄지고 있는 등 증시 상승세에 부담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주가 전망치 하향 움직임도 뚜렷하다. 16일 현대증권은 3개월 주가 전망치를 기존 630∼750에서 580∼700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증권은 국내 소비가 급랭할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아직 소비가 냉각되고 있다는 증거는 뚜렷하지 않지만 주가 대세상승론에 대한 기대는 급격히 후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도 지난 14일 종합주가지수 전망치를 낮춰 최저 500선까지 밀려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증권은 북한 핵 위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고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IT수출업체들의 실적 전망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가지수 전망 하향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전반적인 보수적 시황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도 유망업종과 종목군 찾기는 계속되고 있다. 다만 연초 기대주로 꼽혔던 수출주·성장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내수주·경기 방어주 위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또 단순히 성장성이 높은 종목보다는 실적으로 확인된 종목에 더 비중을 두는 분위기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미국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강세인 통신서비스주와 네트워크 장비를 추천했다. 최근 외국인들도 SK텔레콤과 KTF 등을 공격적으로 매수해왔다.
현대증권은 실적발표 시즌 이후에 대비, 1분기 실적호전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히고 그 양대축으로 SKT와 KT 등 통신서비스업종과 국민은행 등 은행업종을 꼽았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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