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반영, 16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85% 오른 33만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8% 늘어난 10조7200억원, 영업이익은 14.6% 줄어든 1조5100억원으로 매출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실적 발표전 증권사들의 예상 영업이익은 1조8000억∼2조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실적발표에도 불구,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당초 전망에 못미치긴 했지만 이는 3750억원의 연말 특별상여금 지급 등 일시적 요인 때문으로, 올해 실적 감소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임홍빈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휴대폰의 성장세 둔화, TFT LCD의 이익 감소, 특별상여금 지급, 마케팅 비용 등 때문”이라며 “휴대폰의 경우 계절적 영향으로 판단되고, 상여금 지급도 일시적인 것이어서 주가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발표된 올해 투자계획도 주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이유가 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밝힌 올해 총 투자계획은 6조원으로 R&D 비용 3조1000억원까지 합하면 9조1000억원대에 이른다. 지난해 R&D와 투자를 합쳐 7조2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6%나 증가한 것이다.
지난 14일 전세계 반도체 생산 1위 기업인 인텔이 작년보다 20%나 감소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신규 및 기존 시장 확대로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연간기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민후식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실적 결과에 대한 실망감보다는 올해 경쟁력 확보 및 사업구조 다각화 등 삼성전자 전략에 대한 매력요인이 더 부각될 것”이라며 “30만원 초반의 가격대는 매수 타이밍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투자확대가 반도체 및 통신장비 등 관련주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삼성전자가 투자를 늘린 것은 긍정적이지만, 투자 규모가 이미 알려진 수준인 데다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진영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텔이 최근 실적발표에서 기존에 계획했던 투자규모를 축소한 것과 비교, 삼성전자는 기존 계획 및 시장 예상치를 재확인시켜 줬기 때문에 긍정적이지만 투자계획이 이미 알려진 수준이어서 관련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