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제3세계-베트남, IT산업 육성 `팔 걷었다`

 베트남이 정보기술(IT)로 도약을 꿈꾸기 시작했다.

 베트남 정부는 IT산업을 미래 핵심전략산업으로 규정,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IT산업의 발전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의 IT산업이 소프트웨어 개발 아웃소싱과 이동통신의 호조를 바탕으로 급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응한 것이다.

 베트남의 IT산업은 제반 법률 미비, 지적재산권 보호 미비, 높은 인터넷 사용료, 부적절한 조세정책 등으로 아직 초기단계에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또 통신 인프라가 열악하고 정부가 정보의 흐름을 규제하는 것도 불리한 조건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해 베트남의 IT시장 규모는 2001년의 3억4000만달러에 비해 약 12% 성장한 3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조사회사인 IDG베트남은 2003년의 베트남 IT시장 규모가 6억9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과 아웃소싱에 기대=세계통신연맹(ITU)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의 통신시장 성장률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빠르다.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는 160만명 정도며 2005년에는 가입자 70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유선전화회선도 86년 0.1개에서 95년 1대, 2001년에는 6.26개로 급증하고 있다. 정부는 2010년에 15회선, 2020년에 30회선으로 보급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또 IBM이 저임금 개발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베트남에 아웃소싱센터 건립을 검토하는 등 다국적기업들이 베트남 아웃소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텔·시스코 등도 베트남 아웃소싱을 추진 중이며 미국 주정부도 베트남에 아웃소싱을 발주했다. 베트남의 기술 수준은 아직 인도에 못미치지만 1인당 비용이 2만달러 정도로 인디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정부의 노력=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2002∼2005 IT산업 발전계획’을 발표하는 등 IT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는 200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IT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베트남은 2005년까지 연간 20∼25%의 IT산업 성장률을 달성하고, 특히 소프트웨어분야를 성장의 견인차로 중점적으로 육성한다. 또 프로그래머 등 IT인력 확충을 위해 교육훈련부와 과학기술부가 인력개발 5개년 계획을 공동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열악한 소프트웨어 개발시장이 2005년에 5억달러 규모로 성장하도록 기금 조성, 외자 유치 등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또 현재 전인구의 1.3%인 25만명에 불과한 인터넷 사용자를 2003년에 80만명, 2005년까지 160만명으로 늘리기 위해 통신비용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베트남 정부는 모니터·케이스·키보드 등 일부품목에 국한된 하드웨어 생산을 대폭 늘려내수 자급률을 80%로 높이고 세계 수준의 제품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호치민시에 전자정부 프로그램을 시범실시하는 등 전자상거래 보급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풍부한 저임노동력 사용 관행으로 전산화·자동화에 부정적인 인식이 박혀 있는 것이 장애로 꼽힌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