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개발 재개와 한국 내 반미감정이 해외 다국적기업들의 대한 투자 프로젝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는 국내 주재 주요 외국인 투자기업 경영진 면담 내용과 전세계 무역관 보고를 종합한 결과, 이들 투자기업이 한국 내 투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 북핵·반미운동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17일 밝혔다.
KOTRA 분석에 따르면 일본 도쿄 소재 S사 관계자는 “현재 한국 내 소프트웨어 개발분야에 대한 합작투자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핵문제와 관련해 투자정책에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이달 중 한국에 반도체 제조설비 합작공장을 설립할 계획인 일본계 A사도 “북한 핵 관련 동향에는 주시하고 있으나 투자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하게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네덜란드계 전자업체인 P사 관계자는 “한국 언론이 친미적 시각에서 지나치게 확대보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적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예정대로 한국을 동북아 거점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고 미제 불매운동 등이 확산될 경우를 우려하는 업체도 일부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경기도 어연·한산공단에 소재한 반도체 장비제조업체인 미국계 V사는 납품처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이 자사 제품 구입을 꺼릴 가능성을 우려해 현재 추가투자를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
이평복 KOTRA 외국기업고충처리팀장은 “일부 예외적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외투기업은 모기업 본사로부터 특별한 지침이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며 “유럽계 다국적기업들은 오히려 일부 한국 언론의 사대주의적 친미 성향에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