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코리아가 매장관리에서부터 재고관리까지의 전 업무과정을 ERP로 관리하고 있다. 이상원 사장(맨 앞)과 직원들이 매장의 판매추이를 ERP에서 조회하며 경영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고상태기자 stkho@etnews.co.kr>
‘몸매에 맞는 옷을 입자.’
의류패션 업체인 유투코리아(대표 이상원)의 광고 멘트처럼 들리겠지만 이 회사의 IT화 과정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다. 중소기업이 IT화를 추진하며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어느 수준까지 무엇을 도입해야 하느냐다. 유투코리아도 지난 2001년 설립당시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지만 어떤 것을 도입해야 할지 난감해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한국지사로서 본사 시스템을 그대로 쓰자니 기업규모나 언어 장벽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 그렇다고 일반형 ERP를 쓰자니 수입업이란 특성을 제대로 살려줄지도 의문이었다. 결국 의류패션 업종에 특화한 세원이디에스의 ‘패션ERP’를 선택했다. 또 직원중 IT전문가가 없어 모든 전산업무를 아웃소싱하기로 했다.
“의류패션업의 업무 프로세스에 가장 적합한 것이 무엇이냐가 첫번째 기준이었습니다. 부침이 심한 패션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이상원 사장은 ERP도입 이후 일일이 수기로 기록하던 이전에 비해 업무가 훨씬 빨라졌다는 점에 만족해했다. 의류패션업체가 가장 빠르게 알야야 할 정보는 판매추이. 잘 팔리는 제품을 파악해 신속히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물건을 조달하는 업체도 주문에서부터 매장까지 걸리는 시일은 대략 20일. 홍콩에서 물건을 들여야 하는 유투코리아는 이 기간만 적게 잡아도 한달이 넘는다.
ERP도입 이전에는 매장 판매추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3, 4일이 걸리던 것이 이제는 매장과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어 당일에 가능해졌다. 또 이전에는 홍콩본사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코드가 서로달라 이중입출력을 해야 한 반면에 ERP도입 이후 데이터 입출력 시간도 크게 줄었다.
유통업체의 경쟁력을 가름하는 것은 재고관리다. 서부화물터미널에 물류센터를 갖고 있는 유투코리아는 수기로 일일이 입력하던 과정에서 벗어나 이제는 스캐닝 작업을 통해 물류처리 시간을 최대한 앞당겼다. 유투코리아측이 ERP도입 효과 중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것은 영업관리에서부터 매장까지 부정거래가 발생할 때 점검할 수 있게 돼 거래투명성이 확보됐다는 것이다.
현재는 약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오는 2월부터 롯데백화점에 매장을 늘려 가을이면 4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투코리아는 이쯤되면 웹POS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매장실적을 확인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매장 100여개, 연간매출 400억원 규모가 되면 고객관계관리(CRM) 도입에 적극 나서는 등 기업의 성장에 맞게 IT투자를 지속적으로 벌여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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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업체인가 -
지난 2001년 10월 설립된 유투코리아는 ‘유투우먼’이란 홍콩의 여성의류브랜드를 수입 판매하는 한·홍콩 합작회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70억원, 직원수는 15명이다. 홍콩 출자사인. G2000은 홍콩 재계순위 3위 기업으로 13개 나라에 합작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유투코리아는 현재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내 15개 매장을 갖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40여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