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DSL선도국으로 급부상

해외 VDSL칩세트 업체들 러브콜

우리나라가 VDSL 선도국으로 급부상하면서 국내 장비 업체들을 겨냥한 해외 VDSL칩세트 업체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인피니온·이카노스·메타링크 등 해외 VDSL칩세트 업체들은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국내 VDSL시장을 선점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과 대만을 비롯한 세계 VDSL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 아래 국내 장비 업체들과 긴밀한 업무협조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불과 3년 전 국내 ADSL장비 업체들이 칩세트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알카텔·브로드컴 등 칩세트 업체에 저자세를 취해야만 했던 것과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 모습으로 국내 VDSL장비 업체들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이들 해외 VDSL칩세트 업체는 초기 VDSL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 장비 업체들과의 원활한 협조관계를 구축하지 못할 경우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경쟁에서 주도권 상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국내 업체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가격인하 등 다양한 공세가 잇따를 전망이다.

 독일의 세계적인 VDSL칩세트 업체인 인피니온은 지난해 미리넷·텔슨정보통신 등을 통해 국내 VDSL시장을 석권한 여세를 몰아 세계 VDSL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으로 다른 국내 장비 업체와도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말 자회사인 인피니온사반의 노엄 알루이 사장을 한국에 파견, VDSL사업을 추진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을 대상으로 배타적 상호협조체제 구축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사는 우선 실무자간의 협상을 통해 최종 협력대상 업체를 선정한 후 조만간 울리히 슈마허 본사 회장이 방한, 업무제휴 조인식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DMT방식의 VDSL칩세트 공급업체인 미국의 이카노스도 인피니온이 주도하고 있는 VDSL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현대네트웍스·노키아·자이젤 등과 공동으로 글로벌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네트웍스는 이카노스의 칩세트를 이용, 세계 처음으로 DMT방식의 52M급 VDSL장비를 개발해 세계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스라엘의 VDSL칩세트 업체인 메타링크도 VDSL시장의 진출을 위해 국내 장비 업체와의 협조관계 구축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즈비카 슈크만 본사 사장이 방한, 국내 장비 업체들과 업무제휴 방안을 논의했던 메타링크는 코어세스와의 공동사업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메타링크는 코어세스가 자사의 칩세트를 이용해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57M급 VDSL장비를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 공급,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코어세스·다산네트웍스 등 국내 VDSL장비 업체를 통해 올해 100만회선 규모의 장비를 세계시장에 공급, 인피니온이 선도하고 있는 VDSL시장의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