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백신 전용서버(어플라이언스) 시장이 활성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엑스큐어넷, 포티넷코리아, 한국네트워크어쏘시에이츠,시만텍코리아 등 정보보호 업체들은 올해 들어 백신 어플라이언스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시장선점을 꾀하고 있다.
백신 어플라이언스는 백신기능을 전담하는 서버로 소프트웨어 방식의 백신에 비해 설치와 운영이 간편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백신 어플라이언스 시장이 자리를 잡았지만 유독 우리나라는 정보보호업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그동안 출시된 백신 어플라이언스 성능이 국내 네트워크 환경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의 네트워크 환경은 기가비트급으로 넘어가고 있는데 비해 백신 어플라이언스가 오히려 병목현상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국 보안업체의 국내 지사를 중심으로한 정보보호 업체들은 성능이 향상된 백신 어플라이언스 신제품을 출시하고 국내외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엑스큐어넷(대표 김용필)은 기가비트급 백신 어플라이언스인 ‘비너스바이러스월’을 최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기존 백신 어플라이언스와 달리 데이터를 선별해 검사하는 스위칭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빠른 속도 구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비씨카드를 비롯한 금융권과 텔슨전자를 위시한 제조업, 그리고 교육과학정보원 등의 공공기관에 이 제품을 공급했다. 또 국내는 물론 작년에 합작법인을 세운 중국에서도 이 제품을 주력상품으로 부각시킬 방침이다.
지난해말 국내에 진출한 포티넷코리아(대표 김종덕)는 지난주 기가비트급 백신 어플라이언스인 ‘포티게이트3000’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보안기능을 별도의 주문형반도체(ASIC) 형태로 만들어 내장해 처리속도를 높였다. 백신기능 이외에 방화벽과 가상사설망(VPN) 등의 기능을 함께 갖추고 있는데 국내 시장에서는 백신 어플라이언스에 초점을 맞춰 영업을 펼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올해 백신 어플라이언스로 5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네트워크어쏘시에이츠(대표 문경일)는 1분기 내에 기가비트급 백신 어플라이언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국내 지사가 본사에 한국의 네트워크 환경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달라고 요청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제품은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될 예정으로 아직 정확한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웹쉴드’라는 브랜드는 유지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느린 처리속도 때문에 백신 어플라이언스 도입을 꺼렸던 대기업 시장을 공략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시만텍코리아(대표 최원식)는 본사 차원에서 개발중인 기가비트급 통합 보안 어플라이언스인 ‘시만텍게이트웨이시큐리티’를 내년 2분기에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은 백신기능뿐 아니라 방화벽과 IDS, 컨텐츠필터링 기능을 함께 갖추고 있으며 주로 대기업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