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 가전유통업체들 `비상`

 카드 무이자 할부혜택 축소로 가전유통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신용카드사와 유통업체에 따르면 삼성·LG·국민카드 등 주요 카드사는 지난해 최고 10개월까지 주던 무이자 혜택을 이달부터 일괄적으로 3개월로 대폭 축소한 데 이어 이마저도 줄이겠다는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하이마트·전자랜드 등 가전 양판점과 테크노마트·용산상가 등 집단전자상가는 경기 불황으로 가뜩이나 매장이 썰렁한 가운데 무이자 혜택까지 줄이면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크게 우려하는 상황이다.

 삼성카드와 제휴 마케팅을 벌여온 테크노마트는 삼성카드로부터 무이자 할부기간을 지난해 8월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인 데 이어 올 3월부터는 다시 2개월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최근 통보받았다. 삼성카드는 총상우회에 보낸 공문을 통해 3월 1일부터 무이자 혜택기간을 줄일 계획이며 2월 한달 동안 각 매장에 서비스 변경에 따른 내용을 고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테크노마트측은 “그동안 테크노마트에서 삼성 ‘지엔미’ 카드 판촉에 나서 지금은 테크노마트에서 삼성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이 13만명에 이른다”며 “무이자 할부혜택을 줄일 경우 매장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삼성카드와 의견을 조율중”이라고 말했다.

 하이마트도 제휴사인 LG카드로부터 최고 10개월까지 할부혜택을 받던 것을 올해 1월부터 3개월로 무이자 기간이 크게 줄었다.

 하이마트측은 “카드사가 과당경쟁 등을 자제하자는 자체 정화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무이자 기간을 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카드사는 무이자 혜택을 주는 대신 유통업체는 특정카드의 구매를 유도하고 신규회원 확보에 도움을 준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도 올해부터 제휴카드사인 국민카드의 무이자 할부 혜택기간을 3개월로 축소했다. 국민카드는 지난해말까지 전자랜드 매장에 대해서는 6개월까지 무이자 할부혜택을 주었으나 정부방침을 들어 3개월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호석 테크노마트 총상우회 회장은 “전자상가에서 8 대 2 정도로 현금 대신 카드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고 평균 200만원대의 개인당 구매비용을 고려할 때 무이자 할부혜택 축소 움직임은 전체 소비 심리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한편 주요 카드사는 지난해 정부에서 카드사끼리의 과당경쟁을 이유로 지나친 마케팅 활동을 시정할 것을 권고해 유통업체에 대한 무이자 혜택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카드사가 부담하는 무이자 혜택기간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