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업계에서 최고의 인증으로 인정받고 있는 시스코의 골드파트너제도가 ‘속빈 강정’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국내에 1개에 불과했던 시스코의 골드파트너가 최근 12개로 급증, 국내 주요 네트워크통합(NI)업체 대부분이 시스코의 골드파트너 자격을 획득함에 따라 희소가치가 크게 줄어들면서 인증획득에 따른 이점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
시스코의 골드파트너는 지난 2001년 초까지만 해도 데이타크레프트코리아 한곳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KDC정보통신이 골드파트너 인증을 획득하면서 데이콤아이엔과 인네트, 에스넷시스템, 한국IBM, 인성정보, 현대정보기술, 링네트, 쌍용정보통신, 콤텍시스템, 한국후지쯔를 포함해 12개로 늘어났다.
시스코는 협력업체(채널) 관리정책의 일환으로 골드파트너 인증을 획득한 업체에는 장비가격을 추가로 할인해주고 마케팅을 지원하는 등 특별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불과 1년 전만 해도 NI업체에 골드파트너 인증획득은 곧바로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으나 최근에는 골드파트너가 급증하면서 이같은 등식이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
더욱이 시스코는 골드파트너 우대정책과는 별도로 ‘스페셜 할인제도’를 운영, 골드파트너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협력업체일지라도 영업상 필요하다며 특별할인을 요구할 경우 골드파트너에 공급하는 장비가격보다도 더 낮은 가격에 장비를 공급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골드파트너제도의 의미를 스스로 퇴색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골드파트너 인증을 획득한 NI업체의 한 관계자는 “시스코의 골드파트너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인건비가 비싼 CCIE(Cisco Certified Internetwork Expert)를 추가 채용하고 고객사에 대한 24시간 기술지원체제를 갖추다 보면 비용 측면에서 볼 때 골드파트너 인증획득이 별다른 메리트가 없다”며 “사실상 시스코가 골드파트너제도를 활용, 고객사에 대한 애프터서비스의 부담을 채널들에 자연스럽게 전가하고 있는 측면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스코는 “골드파트너 인증은 전세계 공통으로 일정 수준의 자격을 갖춘 채널들에 부여하고 있으며 IT산업이 발전한 나라일수록 골드파트너가 많다”고 설명하고 “골드파트너의 수가 많아졌다고 해서 채널들에 인증획득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