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부담이 되네요. 자본금 67억원과 226억원의 차이는 엄청나죠. 게다가 이젠 주주들에게 이에 상응하는 수익을 맞춰줘야 하니 말이에요.”
지난 주말 모기업 아시아비투비벤처스(ABVL)와의 합병 조인식을 통해 자본금 226억원 규모의 거대 e마켓플레이스 회사의 사령탑을 맡은 이우석 코리아e플랫폼(KeP) 사장은 “어깨는 무겁지만 올해는 B2B e마켓 분야에 KeP라는 브랜드를 정착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인다.
지난해말 산업자원부와 경남미래산업재단이 추진하는 ‘기계산업정보화기반구축사업(eMK21)’에서 KT컨소시엄에 참여해 위탁운영 사업자를 따낸 이 사장은 이번에 모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공격적인 사업추진을 위한 든든한 자금을 확보하는 등 새해의 시작을 즐겁게 하고 있는 셈이다.
잘 나가던 공직자의 길을 버리고 선택한 사업가의 길을 걷는 그에게 최근의 성과는 기업가로서의 첫 번째 기회이자 도전이다.
“사실 지난해엔 본사업인 기업소모성자재(MRO) 구매대행 서비스 부문에서는 이익을 내지 못했습니다. 대신 KT 등과 함께 eMK21이라는 큰 사업의 위탁운영을 맡게 됐고 여름부터 추진해 온 합병작업이 이번에 좋은 결과로 이어져 KeP가 비상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했습니다.”
이 사장은 “eMK21이라는 커다란 레퍼런스와 1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은 KeP를 도약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는 또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불구하고 모기업인 ABVL이 KeP를 선택한 것은 KeP의 미래비전에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로 이해하고 있다”며 “앞으로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으로 시장에서 우뚝서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비스 대상품목도 MRO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을 생각이다. MRO를 중심으로 하되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해 원부자재 등으로 서비스 품목을 확대하고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체계적인 컨설팅을 통해 회사를 제대로 진단,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또 “단기적으로는 물류허브와 서비스 개선을 위한 IT인프라 보강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특히 두산중공업, 대우조선 등 주요 고객사가 몰려 있고 eMK21의 사업지역이기도 한 창원지역을 전략적 요충지로 뿌리내리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잘 나가던 공직자의 화려한 변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 사장의 능력이 기대되는 한 해다.
<글=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