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과 연구소·중소기업 등 비 대기업이 반도체설계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130건의 반도체 배치 설계권 등록 가운데 이들 비 대기업의 등록건수가 총 93건(74%)으로 대기업 33건(26%)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았다.
반도체 배치 설계권은 반도체 배치 설계에 특허권과 같이 독점권리가 부여되는 신지식재산권으로 반도체 집적회로 제조에 필요한 각종 회로소자 및 도선을 평면적·입체적으로 배치한 설계도다.
특히 이들 대학과 연구소·중소기업 등의 등록건수는 지난 99년 10건에 불과했으나 2000년 21건, 2001년 62건, 2002년 67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대기업은 99년 120건에 달했으나 2000년 85건, 2001년 103건, 2002년 33건 등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비 대기업의 반도체 설계 등록건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반도체설계가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도 우수한 기술과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인 데다 최근 우수 연구인력을 보유한 이들 기관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허청 관계자는 “기술집약적인 반도체설계 분야를 대학과 연구소·중소기업 등이 주도하고 반도체 제조 및 생산 분야는 대기업이 전담할 수 있는 틀을 마련, 우리나라가 반도체 분야에서 성장의 양대 축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전문 인력으로 무장한 이들 기관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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