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비상` 내수株로 대피하라

 환율 하락기 정보기술(IT)주 투자는 통신서비스·홈쇼핑·인터넷 등 내수 관련주에 집중하라.

 환율약세가 연초 경제계의 최대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원화강세를 고려해 올해 사업전략을 수정하는 기업도 있고, 증권사와 경제연구소 등도 올해 국내 성장률에 대해 재점검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포트폴리오 변경이 한창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달러화 약세가 미국 경기둔화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환율약세의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TFT LCD·휴대폰 단말기·셋톱박스 등 수출 중심의 종목들보다 내수주 중심의 투자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최성호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원화강세로 인해 수출기업의 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환율하락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우려는 전체 주식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혜종목 발굴이라기보다 위험회피 차원에서 투자 종목군의 변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IT부문에서 환리스크가 없는 내수업종으로 통신서비스와 홈쇼핑·인터넷 등을 꼽고 있다.

 SK텔레콤·KT 등 통신서비스업종은 대표적인 주식시장의 경기방어주 역할을 해왔다. 경기상승시기나 수출호황 국면보다 경기침체기와 수출 경기불황시에 안정적 주가흐름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아왔다.

 SK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환율급락기(7월 4∼19일)에도 외국인들은 SK텔레콤과 KT에 대한 지분을 각각 2.4%포인트, 2.7%포인트 늘렸으며 주가도 상대적 강세를 나타낸 바 있다.

 LG홈쇼핑과 CJ홈쇼핑 등도 내수에만 의존하고 있어 환리스크와는 무관한 IT종목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환율하락이 수출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지만 환차익을 겨냥한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코스닥 내 전통적 외국인 선호주인 이들은 강력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실적호전에다 높은 성장성으로 각광받고 있는 인터넷주 역시 대표적인 내수 종목군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NHN 등은 모두 해외사업 비중이 거의 없는 데다 올해도 고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의 지분율이 상승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시스템통합(SI)과 소프트웨어 종목들은 내수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지만 대부분 업체가 올해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CJ·포스코·대한항공 등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거나 한국전력 등 외화자산보다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도 환율하락기의 관심 대상으로 꼽힌다. 환차익을 통해 수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