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정통부, IT정책 `어깨동무`

정부의 IT정책 주무부처로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그동안 정책대결을 벌여 온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책공조를 추진해 주목된다.

 특히 양 부처는 오는 2010년 이후 반도체·휴대폰에 이어 우리 IT산업을 먹여살릴 신수종산업으로 멀티미디어 디지털방송(DAB)산업과 유비쿼터스(ubiquitus)산업을 꼽고 역할을 분담해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어서 이 분야에서의 정책공조가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산자부와 정통부는 최근 ‘보고 듣는 방송’시대를 맞아 오는 2012년 1000억달러 이상의 거대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멀티미디어 지상파 DAB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부처간 역할분담을 통해 관련 DAB 송·수신기는 물론 핵심부품 및 서비스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산자부가 DAB수신기를 포함한 핵심부품을, 정통부가 송신기를 포함한 DAB서비스를 각각 개발하되 송·수신기 개발에 따른 표준화는 양 부처가 공동으로 포럼을 구성해 추진하기로 했다.

 이처럼 산자부와 정통부가 IT정책분야에서 부처간 협의를 통해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관련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양 부처는 또 IT패러다임이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진화함에 따라 향후 유무선 유비쿼터스 관련시장이 급속히 팽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비쿼터스 환경 기반을 조기에 구축하기 위해 부처간 정책공조를 통해 기술개발, 인프라구축, 표준화 등을 함께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산자부는 올해 3월부터 시작될 ‘유비쿼터스 지향 어플라이언스 솔루션 기술개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부처간 업무협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정보인프라의 질적 고도화를 추구하는 제3차 정보화촉진기본계획(2002∼2006년)에 유비쿼터스 패러다임의 기본개념을 반영키로 결정한 정통부와 만나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양 부처가 정책협의를 거쳐 산자부가 유비쿼터스 단말기 및 핵심 부품을, 정통부가 유비쿼터스 환경구축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서비스 기술을 각각 맡아 개발한다면 오는 2010년 800조원 규모의 거대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유비쿼터스 관련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부처마다 산재한 IT정책기능의 통합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부처간 역할분담과 조율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따라서 최근 산자부와 정통부간에 모처럼 형성되고 있는 협력분위기가 현재 부처간 마찰을 빚고 있는 ‘중기IT화 지원사업’이나 ‘모바일 비즈니스산업 활성화 정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