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스토리](49)스페이스 힙합덕-2

 ‘스페이스 힙합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감회깊었던 사건 중에 하나는 바로 해외배급부문이다. 글로벌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무색하리 만큼, 애니메이션의 해외배급과 해외마케팅은 난항을 겪고 있었기에 기획 초기부터 해외를 타깃으로 한다는 것은 알 수 없는 시장을 향해 그리는 상상화나 추상화의 밑작업 같았다.

 선우엔터테인먼트의 해외배급은 LA의 해외지사가 맡아서 했다. 그 결과 방영이 끝난 지 2년이 지난 ‘마일로의 대모험’도 큰 금액은 아니지만 유럽의 주요 국가에서부터 아프리카의 작은 방송국까지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시장을 중점적으로 그리고 부가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시장의 배급을 목표로 시작한 ‘스페이스 힙합덕’은 아시아시장에서는 워낙 새로운 스타일이라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한창 제작이 진행되고 있던 지난해 6월, 6개월 이상의 긴협상 끝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11개국에 방영권이 판매됐다. 해외배급사업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알겠지만 편당 배급가격도 1만5000달러라는 상당히 큰 금액으로 해외배급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아울러 중국과는 메인프로덕션부문에 대해 공동제작을 하는 쾌거를 낳았다. 쉽지 않았던 이 계약이 이루어지기까지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었다.

 중국에서는 여전히 낯선 스타일인 ‘스페이스 힙합덕’을 상당히 새롭고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하였다. 여러가지 좋은 결과를 가지고 시작한 중국과의 공동제작은 일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와 문화적 차이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 상당한 불편을 갖고 있었다. 처음 하는 공동 제작이다보니 손에 익지 않는 스타일 때문에 서로 불만은 높아만 갔다.

 중국과의 공동제작을 시작한 지 벌써 7개월 정도가 흘렀는데, 크고 작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잦은 중국 출장을 통해 이제 겨우 한·중간에 상황과 시스템을 이해하며 서로 각자 역할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중국에서는 ‘스페이스 힙합덕’이 올 가을 정도에 상하이를 시작으로 전국 방송에 방영될 예정이다. 중국을 시작으로 ‘스페이스 힙합덕’이 아시아 여러 나라에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남다른 한류열풍을 전해 주길 바라고 있다.

 ‘스페이스 힙합덕’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인 것이다.

 <선우엔터테인먼트 소현희 PD minyoung@sunw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