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등 초고주파 통신이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모바일 IT기기가 다양화되면서 적층 고주파 모듈 기술이 향후 부품산업의 헤게모니를 쥘 차세대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소형화·다기능화 등의 특성을 갖는 전자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부품 수와 크기를 줄여야 하는 적층 고주파 모듈 여부가 지상과제가 되기 때문이다.
적층 고주파 모듈 기술은 글라스 세라믹(glass-ceramic) 재료를 이용, 저항·인덕터·콘덴서 등 수동부품을 기판 내부에 동시 집적시켜 안테나스위치모듈(ASM)·프런트엔드모듈(FEM)·고주파전력증폭기(PAM) 등 다양한 특성의 기능을 나타내는 모듈 통신부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이 기술은 재료설계기술·RF회로설계기술·측정기술·고정밀인쇄기술·적층기술·동시소성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융합된 ‘종합예술’에 비유된다. 일례로 GSM 및 DCS 듀얼밴드용 단말기에 장착되는 모듈인 ASM의 경우 2개의 주파수 신호를 분리해주는 다이플렉스와 2개의 LPF(Low Pass Filter)는 물론 다이오드 스위치를 기판에 실장, 실제 실장되는 수동부품의 크기와 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적층 고주파 모듈 기술은 글라스 세라믹을 사용, 기존 알루미나기판(1500℃)보다 낮은 900℃ 저온에서 소성한다. 즉 저온에서 소성이 가능한 저항체·유전체·자성체를 기판 내부에 집적, 크기는 작지만 복합적인 전자기적 특성을 지닌 적층 고주파 모듈 통신부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적층 고주파 모듈 기술은 재료 특성이 우수한 구리(Cu)·니켈(Ni)·은(Ag) 등 도체 재료를 회로패턴으로 사용함으로써 기존 텅스텐에 비해 저항치가 감소돼 고주파 특성을 상대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으며 가격경쟁력 제고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고온에서 하던 작업을 저온에서 제조, 전반적인 부품 가격하락 추이에 대응하는 원가절감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엔 반도체 공정에서 활용하는 광식각 기술을 적층 고주파 세라믹 모듈에 적용해 정밀패턴(20㎛ 이하)을 형성하는 기술도 소개되고 있다. 세라믹 및 금속도체 재료와 감광성 폴리머를 혼합한 재료에 빛을 조사, 미세회로를 형성하는데 이 기술은 각형성이 뛰어나 초고주파에서도 손실 특성이 탁월해 모듈 부품의 소형·집적화에 기여할 것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적층 고주파 모듈 기술은 응용분야를 위성통신·의료·텔레매틱스 등으로 넓혀 시장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콘덴서·저항 등 단일품목 생산에 주력해온 전통 부품산업의 패러다임을 복합부품산업으로 일거에 뒤바꾸는 첨단기술로 인식, 일본 등 선진업체는 물론 국내 업체들도 적층 고주파 모듈 기술 확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고주파 재료연구센터 강남기 수석연구원은 “적층 고주파 모듈 부품은 다양한 통신시스템 및 기기 등에 활발하게 채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이에 대한 관련기술 확보는 전자부품업계의 사활은 물론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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