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유회근 피씨포인트 사장

 “갈수록 폐 카트리지 회수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폐 카트리지가 없으면 재활용사업은 고사되고 맙니다.” 유회근 피씨포인트 사장(40)은 재활용 카트리지 사업의 원천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프린터업체들은 재활용사업자들을 견제하기 위해 폭넓은 자사 유통망을 활용해 폐 카트리지를 수거해 바로 폐기처분해 버립니다. 소모품으로 이익을 보전하는 프린터사업의 특성 때문이지요.” 재활용사업자들은 특허 때문에, 호환될 수 있도록 카트리지 외관을 복사해 생산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유회근 사장은 설명했다.

 피씨포인트는 지난 97년 단칸방에서 시작, 현재 300여평의 공장에서 월 3만개 수준의 재활용 카트리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재활용 토너 카트리지, 리필 잉크 카트리지에 대한 수요는 IMF 이후 더욱 저렴한 방법으로 프린터를 쓸 수 있는 방법으로 인식되면서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난립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만큼 너무 많은 재활용사업자가 등장하면서 저질 제품들이 양산돼 소비자의 신뢰도가 떨어지기도 했다. 또한 프린터 제조업체들로부터도 항상 공격받는 약점이기도 하다.

 “지금도 재활용 카트리지 사업 여건이 좋다고 말은 못하지만 품질 문제는 자신있다”고 유회근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프린터 제조업체의 카트리지와 100%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새 제품과의 인쇄 품질 차이가 눈으로 식별할 수 없는 3∼5% 수준으로 알고 있다”며 “3∼5%의 인쇄 품질 수준에 가격은 절반이라면 소비자의 선택은 어느 제품이겠느냐”며 말했다.

 유 사장은 초기부터 품질 문제 때문에 카트리지 드럼을 새것으로 완전 교체해왔다고 설명했다. 프린터의 종류마다 다르지만 주로 드럼은 백산OPC와 대원SCN으로부터 공급받는다고 유 사장은 말했다. 그는 “품질에 관해서는 국내에서 드럼을 생산하고 있는 백산OPC의 주가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유 사장은 드럼 교체 외에도 토너 가루를 드럼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롤러 가공처리에 대한 기술특허도 획득했고 연구진과 제품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사장은 재활용사업이 소비자들에게 순기능으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자사와 같은 재활용업체들이 좋은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게 될수록 프린터업체들도 카트리지 가격을 좀 더 현실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버려지는 것을 막고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이해해주기 바란다”며 유 사장은 재활용 카트리지 사용이 선진국처럼 정착되길 희망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