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초박막의 차세대 인쇄회로기판(PCB)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신기술 실용화 경쟁이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심텍·삼성전기·LG전자·대덕그룹 등 업체들은 최신의 빌드업 공법보다 기술난이도가 한 단계 높은 베리드범프인터커넥션테크놀로지(B2IT)·스택비아·네오맨해튼범프인터커넥션(NMBI)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밀도 제품 양산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알리브 공법을 제외한 B2IT·NMBI·스택비아 등 첨단 PCB가 연내에 모두 양산단계에 진입할 전망이다.
심텍(대표 전세호)은 4월부터 차세대 빌드업기술인 ‘B2IT기판’을 양산하기 위해 일본 미야자기전자와 신기술 도입계약을 체결, 신공장 생산설비를 점검하는 등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이 제품은 층간 연결고리인 비아홀(Via Hall)을 도전성재료로 메워 기존 빌드업기판에 비해 크기는 60%, 중량은 25% 줄일 수 있는 첨단 PCB다.
이 회사 관계자는 “도입 초기엔 반제품 형태의 기판을 들여와 국내에서 완제품으로 공급하고 하반기엔 독자 기술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차세대 스택비아 기술을 채택한 고집적 기판을 3월부터 양산키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부산사업장에 1만5000㎡ 규모의 전용 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특히 수율제고를 위해 일본 등 다양한 업체의 도금약품을 도입, 최종 테스트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연초 NMBI 기술개발에 착수한 LG전자(대표 구자홍)는 1년간의 샘플 테스트를 통해 최근 NMBI 기판 생산수율이 급격히 향상돼 하반기엔 양산에 나설 방침이다. 이 회사는 최근 월 1만㎡ 규모의 NMBI 전용라인 구축에 착수했다.
NMBI는 도전성 재료로 동범프를 이용함으로써 전기저항을 기존 공법보다 10분의 1로 줄일 수 있고 기판의 크기를 50% 정도 줄일 수 있으며 특히 생산공정이 다른 공법에 비해 간단한 것이 특징이다.
대덕전자(대표 김성기)도 최근 스택비아 파일럿 라인을 구축, 연말까지 상용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대덕GDS(대표 유영훈)도 올해 연성기판 시장진출을 계기로 B2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공법 개발에 착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의 첨단공법들은 신기술인 탓에 생산원가·신뢰성·미세홀 가공 등 일부 측면에서 장단점을 모두 안고 있다”며 “신공법의 단점을 어떤 업체가 먼저 보완, 상용화하느냐는 것이 차세대 기판 시장의 주도권을 쥐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