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 승진 조건에 독후감 제출

 “승진하려면 독서하세요.”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사진)가 올해 승진 대상자에게 제출 서류로 독후감을 받아 화제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달 말로 예정된 올해 인사를 앞두고 승진 대상자를 심사하는 평가기준의 하나로 독후감을 받았다. 모든 인사 대상자는 자신의 직급에 맞는 책 2권을 읽고 각각 A4 용지 2장 이상의 독후감을 제출해야 한다.

 독후감은 단순히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에서 말하는 내용과 자신의 업무를 비교해 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다.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기회를 삼는다는 말이다.

 대리 진급을 앞둔 일반 사원은 짐 콜린스의 ‘굿 투 그레이트(Good to Great)’와 데이비드 앨런이 쓴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Getting Things Done)’를 읽어야 하며 과장급 이상은 ‘굿 투 그레이트’와 앤드루 그로브의 ‘탁월한 관리(High Output Management)’가 독후감의 재료다.

 이 회사 안철수 사장은 소문난 독서광. 바쁜 일과중에도 하루 1시간 정도는 독서를 한다. 사장실 벽을 차지하고 있는 책장에는 평소 안 사장이 읽은 1000여권의 책이 빽빽이 꽂혀 있다. 안 사장은 평소 사내 필독서 15권을 정해놓고 직원들에게 이를 읽도록 권하고 있으며 사내에 필독서를 위주로 한 도서관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은 평소에 읽지 않던 책을 읽으면서 밤잠을 설치는 고생을 하고 있지만 모처럼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 의미가 있다는 반응이다. 다른 승진 대상자와 마찬가지로 독후감을 제출한 박근우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학교 졸업 후에 제대로 책을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책을 가까이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모든 것을 컴퓨터로 빠르게 해결하는 시대지만 한장 한장 넘기며 책을 읽는 느림의 미학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