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으로부터 곧 독립하게 되는 LG전선(대표 한동규)이 브랜드 변경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오는 4월 계열 분리 이후 LG의 브랜드를 예전처럼 그대로 사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결론이 쉽게 마무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선은 이에 따라 4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사명과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로열티를 지불하는 방안과, 로고만 변경하는 방안, 사명과 로고 등을 모두 변경하는 방안 그리고 일정 기간 사명과 로고를 유지한 이후 변경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 모두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기업의 가치를 가늠해봐야 함은 물론 생존과 직결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 미칠 후폭풍도 머리속에 그려봐야 한다.
특히 사명과 로고를 유지할 경우 로열티 지불문제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의 화살을 피할 방법이 없고 사명과 로고를 훌훌 털어버리고 새롭게 제정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닌 상황이다. 수출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브랜드 변경은 해외 영업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영진측은 이에 따라 충격완화 요법으로 사명을 유지하는 대신 로고를 바꾸거나 당분간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사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이 방안도 근시안적인 해결책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는 데 고민이 있다.
LG전선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독립경영의 돛을 올리는 ‘제2의 창업’의 해로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면서 “브랜드 변경문제도 이러한 차원에서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다”며 경영층의 고민을 대변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