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권하는 책]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지음, 이무열 옮김, 김영사 펴냄

 -다산네트웍스 남민우 사장(nam@da-san.com)

 

 한 직원이 해외 출장시 읽었던 책이라며 나에게 권해 숙제하는 기분으로 읽었던 책이다.

 잘 읽어보면 직원들이 바라는 좋은 기업, 위대한 기업이 무엇인지 그 해답이 보일 것 같아 읽기 시작했는데 그 내용이 진부하지 않고 의외의 진주같은 사실들이 나열돼 있어 주위에 권하기 시작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이 책은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으로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짐 콜린스의 작품이다.

 저자가 경영연구소를 설립해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연구조사를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있는 것처럼 이 책 역시 그런 저자 혼자만의 작품이라기보다 전문적인 연구팀을 동원해 좋은 회사에 대해 기술하고 어떤 회사가 위대한 회사로 도약을 했는지에 대해 나름대로의 객관적 기준을 제시하며 그 속에서 기업 경영의 시사점을 얻으려 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65년부터 95년까지 ‘포천500’에서 추려낸 1435개의 회사를 상대로 분석을 해 1차로 126개, 그 다음 심사기준에 의해 19개, 마지막으로 11개의 회사를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으로 선정했다.

 모 집단이 미국 증권시장에 공개돼 있는 미국 기업에 국한했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 책의 목적이 위대한 기업을 선정하는 것 자체보다는 위대한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들의 공통된 특징을 찾아내고 거기서 기업경영의 시사점을 찾아내려 한 것이 목적이므로 그 방법론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위대한 기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한 기업과 동일 산업군 중 실패한 기업의 경우를 직접 비교해 가며 해서는 안될 일과 꼭 해야만 하는 일을 제시하는 것은 기업경영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의 구성요소 중 가장 기본은 사람이다. 이 책에서도 어김없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기본 바탕은 사람이라고 주장하지만 ‘적합한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며 ‘적합한’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고 있다. 기업의 비전이나 전략이 ‘무엇’이냐를 결정하기 전에 ‘누구’냐는 문제가 선행한다는 논리는 모든 기업들이 잊어버리기 쉬운 가장 기본이 되는 위대한 기업으로의 첫 발걸음인 것이다.

 또한 도약에 성공한 기업(4.76%)과 실패한 기업(28.89%)간의 외부 CEO 영입 통계를 비교해 보면 외부 CEO 영입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위대한 기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한 대부분의 기업 CEO들은 GE사의 잭 웰치처럼 유명하지도 않고 언론에 대해 오히려 수줍어하는 조용한 스타일이라는 점은 의외로 받아들여 진다.

 하기야 GE사는 126개 회사에는 선정됐지만 11개 회사의 위대한 기업 범주에는 들지 못했다.

 위대한 기업으로 선정된 11개의 회사는 애벗, 서킷시티, 패니마이, 질레트, 킴벌리클라크, 크로거, 뉴커, 필립모리스, 피트니보즈, 월그린즈, 웰즈파고다. 이들이 위대한 회사로 선정된 것은 어떤 한번의 결정적인 행동이나 원대한 프로그램, 기적의 순간 같은 것이 존재해 일거에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전환된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동요하며 방향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축적해온 추진력으로 오히려 혼돈의 상황을 돌파하며 가속시키는 데 더욱 중점을 뒀던 것이다.

 이 책은 요즘같이 짧은 잣대의 기준으로 성급한 성공을 바라며 세상이 변화할 때 마다 새로운 것을 찾아헤매는 세태에 대해 진정 위대한 가치란 무엇인지, 그리고 오랫동안 간직할 기업 가치란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성공한 기업의 역사서 같이 느껴진다.

 벤처붐과 거품 논쟁에서 갈피를 못잡는 이 시대 벤처 CEO들이 진정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주옥 같은 교훈들이 많이 들어 있다고 생각돼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