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업체들의 잇단 참여로 범용직렬버스(USB) 기반의 플래시메모리 드라이브 시장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아이오메가·소니·리드텍 등의 해외업체들을 비롯해 삼보·코오롱정보통신 등의 국내 대기업과 중소 생산업체들이 USB 기반의 플래시메모리 드라이브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관련 시장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플로피디스크를 대체하며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던 관련 시장은 아직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고 있어 업체간 가격경쟁만 불러오고 있다.
◇신규업체들의 잇단 참여=휴대형 저장장치 시장은 아이오셀·정소프트·정명텔레콤 등 중소규모의 전문업체들이 주도해온 시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외산업체들과 국내 PC업체, 중소 정보기기 생산업체들이 관련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며 지난해 초까지 10곳에 불과하던 시장 참여업체 수도 30여곳 이상으로 급증했다.
세계적인 휴대저장장치 전문업체인 아이오메가는 국내 수입원인 디지시스를 통해 지난달부터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일본 소니와 대만의 리드텍 등도 휴대형 저장장치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또 하나마이크론·글로벌전자·SE산업·한솔마이크로시스템 등의 중소업체들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관련 시장에 신규 참여했으며 삼보컴퓨터·코오롱정보통신 등 대기업들도 잇따라 휴대형저장장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중국산 저가제품을 수입하는 중소 유통상들이 속속 등장하는 등 시장 참여업체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제자리 걸음 면치 못하는 시장=정보기기 업체들은 휴대형 저장장치가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를 대체하는 저장장치로 급성장할 것으로 판단,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우후죽순격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의 기대와 달리 PC업체들은 아직도 플로피디스크를 기본 탑재하고 있으며 휴대형 저장장치는 노트북PC 등 일부 특판 상품의 사은품 정도로 제공되는 데 그치고 있다.
또 VDSL 등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대다수 PC 사용자들이 대용량 파일을 인터넷으로 쉽게 교환할 수 있게 되면서 휴대형 저장장치의 수요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던 휴대형 저장장치 시장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치열해지는 가격경쟁=시장 참여업체가 지난해초에 비해 세 배 이상 늘어났으나 관련 시장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 업체간 가격경쟁만 가열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중반까지 3만원대를 상회하던 16MB 제품은 최근 2만원선을 위협받을 정도로 하락했으며 32MB 제품도 3만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특히 수요층이 한정돼 비교적 높은 가격에 판매되던 64MB, 128MB 제품군도 최근 업체에 따라 20∼30% 이상 가격을 인하하는 등 가격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좁은 유통시장만을 바라보고 30개 이상의 업체가 판매경쟁을 펼치다보니 업체간 가격경쟁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업체들의 잇단 참여로 기존 선발 전문업체들과 후발업체들간 점유율 경쟁이 가열되면서 관련제품 가격도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며 “비교적 높게 책정되던 저장장치 가격이 현실화된 측면도 있으나 최근 중소 전문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신규 시장 개척의 필요성이 무엇보다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