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망용 PC 규격이 일반 소비자 PC시장 규격을 추월, 사용용도에 비해 과다규격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실시된 행망용 PC 입찰에서 전체 수요물량(16만4000만대)의 70%(12만대)를 차지하는 고급 데스크톱PC의 경우 기본규격이 펜티엄4 2.4㎓ 이상, 주기억장치는 512MB 이상, HDD는 7200vpm급 60Gb 이상으로 책정됐다.
이에 반해 소비자 시장에서 주력 PC기종으로 판매되는 제품의 스펙이 CPU클록은 2.0㎓, 메모리용량은 256MB, HDD용량은 40Gb에 머물고 있다.
이달 시중에 판매되는 삼보컴퓨터의 12개 데스크톱PC 모델 중에 2.0㎓ 이하 제품은 8개로 70%에 이르고 있으며 현주컴퓨터는 총 15개 모델 가운데 10개 모델이 2.0㎓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주연테크컴퓨터의 경우에도 50% 이상의 모델이 2.0㎓ 이하의 CPU를 탑재한 상태다.
PC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행망용 PC가 일반 소비자 PC 제품에 비해 성능이 뒤처졌지만 올해에는 이러한 상황이 역전됐다”며 “데스크톱PC의 평균가격대는 해마다 5∼10% 내려가는 추세지만 행망PC 가격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다보니 PC 규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행정부처에서 사용중인 일부 애플리케이션이 지난해 7월 단종과 함께 가격이 크게 오른 윈도98에서만 구현돼 윈도XP 홈에디션에 비해 6만∼7만원 비싼 윈도98을 여전히 기본 운용체계로 사용하는 등 행자부의 늑장대응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의 한 관계자는 “당초 고급 데스크톱PC 규격을 2.0㎓급으로 결정했지만 부품가격 인하로 조달청이 PC업체와 가격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2.4㎓로 상향 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정 용도에만 고급 PC를 사용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각 행정부처로 하달하는 등 예산절감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