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인터넷 불통사태에 따라 일반 인터넷 이용자는 물론 전자상거래, 온라인게임업체 등이 큰 피해를 입음에 따라 피해보상 문제가 전면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특히 일부 전자상거래업체 등은 원인규명에 따라 KT 등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들의 실수나 대응 미비가 발견될 경우 법적 대응까지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들은 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 얻지 못한 수익에 대해서는 약관상으로도 보상책임이 없다고 대응하고 있어 피해보상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전자상거래, 게임업체들 보상문제 골머리=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온라인게임, 전자상거래 업체들이다. 게임업체들은 유저들의 게임데이터가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는 등 여러가지 경우가 복합적으로 발생해 이를 직접 보상해야 할지 아니면 따로 손해보상을 청구해야 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더구나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이 회선을 복구한 이후에도 밀려드는 사용자들이 접속했다가 피해를 입은 사례도 나타나 이들 문제를 처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통시간 동안 판매가 중단된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경우에는 일부에서 KT 등에 대한 법적인 대응도 모색해 주목된다. 한솔CSN 황병종 상무는 “정확하게 원인 규명에 나서야 겠지만 만약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의 실수나 대응미비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면 쇼핑몰 매출 손실액은 물론 배송서비스 지연에 따른 법적인 대응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서비스 업체들 ‘보상책임 면제 사유에 해당’=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은 현재 보상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하지는 않았지만 업체는 물론 개인들에게도 보상책임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 업체는 약관상 인터넷서비스를 통해 기대되는 수익이나 부가가치에 대한 책임은 없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온라인게임업체, PC방 등이 얻지 못한 수익에 대한 보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한 이용자들에 대해서도 약관은 3시간(데이콤은 2시간) 이상 인터넷이 불통됐을 때 시간당 평균요금(3개월치 이용요금을 나눠 계산)의 3배를 보상토록 하고 있으나 전기통신서비스의 특성상 불가항력적인 경우나 이용자의 책임이 있을 시에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어 이번 경우 보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부, 책임없는 것으로 해석=이에 대해 정통부측은 사상 초유의 사태인 만큼 전례가 없고 가해자 및 원인규명이 명확치 않은 현재 상황에서 보상을 거론하기는 어렵지만 규정상 보상책임이 없는 것으로 일단 해석하고 있다. 정통부 이용제도과 서광현 과장은 “역무제공에 따라 손해를 입힌 경우는 보상하는 것이 원칙이나 불가항력적인 경우는 책임이 면제된다”며 “이번 경우는 외부의 웜 바이러스가 발생한 경우이므로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해석, 배상할 책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과장은 그러나 “전자상거래 업체 등이 큰 피해를 입었을 경우 이를 통신위원회에 재정신청을 해 심결을 받거나 민사소송을 통해 구제받는 길은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터넷을 통한 거래가 날로 급증하는 가운데 이와 같은 경우 피해보상을 위한 보험상품이나 보상체제 등이 미흡한 가운데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