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란]홈쇼핑업계 피해상황

 초유의 전국적 인터넷망 다운사태에 따른 최대 피해자는 인터넷 쇼핑몰이었다. 설을 앞두고 대목을 기대했던 쇼핑몰 업체는 이번 사태로 접속건수가 전무해지면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쇼핑몰 관계자들은 사태 당일인 토요일 판매 집계결과 기대 매출의 70∼80% 정도 손실을 입었다고 밝히고 있다. 업체별로 최고 6억원에서 2억5000만원대까지의 순거래액 손실액을 보인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배송이나 협력업체와의 상품등록이나 관리에 따른 간접적인 손실액까지 포함한다면 잠정 피해액수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란 게 업계의 추정이다.

 ◇피해현황=지난 25일 낮 2시께 시작됐던 인터넷 불통사태는 토요일 내내 이어졌으며 26일 새벽 2시께까지 복구가 이뤄지지 않아 이날 쇼핑몰 거래건수는 업체별로 10여건에 지나지 않는 사태를 맞았다. 밤 10시께 서버가 복구되기 시작하면서 26일 새벽부터 불완전하나마 인터넷 접속이 호전됐지만 인터넷 불능 여파는 컸다. 이날 사태로 설 선물 마련을 위해 인터넷 쇼핑몰로 몰렸던 고객들이 대신 할인점이나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잠정 손실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몰은 25일 토요일 예상 매출의 80% 정도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삼성몰측은 “토요일은 그나마 거래건수가 평일보다 작지만 설 대목을 앞둔 시기임을 감안할 때 잠정 집계 결과 대략 당일 기대 매출의 80% 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LG이숍 역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LG이숍 김기호 상무는 “25일 2시께부터 서비스가 중단됐으며 9시부터 부분적으로 서비스가 재개됐다”며 “설 대목임을 감안할 때 주말 매출의 70%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털어놓았다.

 인터파크와 한솔CS클럽도 업체당 크게는 6억원까지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한솔CSN 황병종 상무는 “25일 오후 8시까지는 쇼핑몰 서비스는 물론 협력과 배송업체와의 서비스 역시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며 “순수한 쇼핑몰 서비스에 따른 손실 매출액이 5억∼6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인터파크측도 “사태 당일인 25일 토요일 하루에만 2억5000만∼3억원 정도의 손실을 입었다”며 “서비스가 재개된 26일 역시 온라인 서비스보다는 할인점이나 백화점 등 오프라인을 찾는 고객이 많아서인지 기대 매출보다 20% 정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사이트 접속 전면장애라는 홍역을 치른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 http://www.daum.net)은 계속되는 악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25일은 설 대목을 앞둔 마지막 주말이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전자상거래 특수를 기대했던 이 회사는 이번 설 특수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측은 “평소 주말에는 접속자 수가 다소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난 주말은 설을 앞두고 인터넷 쇼핑을 통해 선물을 구매하려는 네티즌들로 인해 특수를 기대하고 있었다”며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해 봐야 알겠지만 수억원대의 매출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네이버(http://www.naver.com)와 한게임(http://www.hangame.com)을 운영하는 NHN(대표 이해진·김범수)도 직간접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NHN측은 유료 콘텐츠 및 서비스 대부분이 선불결제인 점을 감안, 회원에게 사용기간연장 조치를 취해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했지만 정보통신부의 완전복구 발표 이후에도 트래픽 폭주로 26일 새벽까지 원활한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아 매출에 큰 타격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지난 25일의 경우 하루평균 매출 2억원에 휠씬 못미치는 매출을 올렸다”며 “특히 배너광고와 키워드 검색광고 등에 대해 광고주에게 기간연장은 물론 계약조건에 따라서는 NHN이 손해를 배상해야 하기 때문에 유무형 피해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옥션(대표 이재현 http://www.auction.co.kr)도 매출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옥션측은 당초 기대했던 설 대목 특수는 이번 사태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정확한 피해규모를 산정하고 주요 인터넷 기업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해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등 사후 조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일부 쇼핑몰은 임시대책반을 구성하는 등 비상근무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쇼핑몰 자체에 따른 오류가 아니기 때문에 뾰족한 대책안을 수립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상황이 진전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고객서비스와 시스템관리팀이다. 서비스가 완전히 복구되면 데이터베이스 등 시스템 피해가 잇따르고 서비스 불능에 따라 소비자의 문의와 클레임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몰·인터파크·한솔CS클럽 등은 고객서비스팀 전원이 대기중이며 서버가 위치해 있는 데이터센터에 비상전산팀을 급파한 상황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