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초부터 수면위로 부상한 독일의 인피니온테크놀로지와 대만 프로모스테크놀로지간의 불화가 두 회사간 라이선스 계약 종결에 따른 ‘결별’로 매듭지어졌다.
두 회사의 결별은 메모리시장에 심리적인 측면과 수급불안정인 측면 모두에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악재는 비수기 진입으로 메모리 가격이 연일 폭락하는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시장이 받게 될 충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 결별했나=인피니온과 프로모스의 결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지난해 가을의 일로 인피니온이 프로모스와의 공급계약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인피니온은 지분매각은 결정하지 않았다며 제휴관계 복원의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인피니온이 대만의 모젤바이텔릭과 공동으로 설립한 프로모스와 결별하게 된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으나 결정적 계기는 이사진 재구성에 대한 불협화음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악화일로에 있던 두 회사의 관계가 이사진 재구성으로 인해 마찰이 극대화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말았다.
이번 사태에 따라 모젤바이텔릭과 함께 세운 프로모스에 이어 난야테크놀로지 등과 함께 대만에 합작공장을 추가로 설립, 영향력을 한층 확대한 후 트렌치(trench) 공정으로 세계를 제패하려는 인피니온의 전략은 상당한 차질이 생기게 됐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프로모스는 300㎜ 웨이퍼로 메모리 생산이 가능한 세계에서 몇 안되는 반도체업체 중 하나다.
인피니온 30%, 모젤바이텔릭 37%의 지분구조로 돼 있는 프로모스는 대만 신주산업단지에 월 4만장의 웨이퍼를 가공처리할 수 있는 200㎜ 팹과 월 9000장 수준의 300㎜ 팹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프로모스는 인피니온과의 결별로 생산품 48%의 판로를 잃게 됐고 잉여생산품을 모젤바이텔릭을 통해 판매해야 할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그러나 모젤바이텔릭은 다양한 고정거래선 및 대형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결국 잉여 생산물량은 현물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
현물시장은 고정거래시장에 비해 시장규모가 훨씬 작지만 고정거래시장 가격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프로모스의 주력제품이 256Mb SD램이기 때문에 최근 현물시장에서 DDR SD램에 비해 선전해온 256Mb SD램의 현물가격 급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장기인 관점에서 볼 때 이번 두 회사의 결별은 D램 공급증가 제한에 따른 가격안정 효과는 얻어질 것이란 게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