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 2위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업체인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와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LCD TV의 본고장인 일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LCD TV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에서 기존 1위 샤프와 LG·삼성 등 ‘빅3’간의 선점경쟁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마쓰시타는 최근 삼성전자로부터 새로 32인치 TV용 LCD 패널을 공급받기로 했다. 마쓰시타는 현재 도시바와 LCD부문을 합작한 ‘TM디스플레이’(TMD)라는 계열사가 있어 20인치 이하는 자체 조달하되, 대형 패널은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고 52인치까지 라인업을 갖춘 삼성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기존 주력 공급선인 샤프에 이어 마쓰시타란 대형 공급처를 확보함으로써 TV용 LCD 패널 생산과 일본시장 진입이 더욱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현재 천안공장의 5세대(1100×1250㎜) 라인을 바탕으로 32·36·40·46·52인치에 이르는 대형 패널 라인업을 구축, 최근 40인치까지 대량공급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샤프에 이어 TV용 LCD부문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LG필립스는 이에 맞서 이미 일본 소니와 전략적으로 손을 잡고 30인치를 시작으로 TV용 대형 패널을 집중 공급하는 한편, 추가로 일본 LCD TV 업체 공략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LG는 특히 삼성과는 달리 5세대 라인이 P4(1000×1200㎜)와 P5(1100×1250㎜) 등 2종류가 있어 다양한 크기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살려 최대 승부처인 일본에서 승부를 낸다는 전략이다.
LCD TV는 물론 TV용 패널 부문에서 50% 이상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샤프 역시 기존 4세대 라인(680×880㎜)을 활용, TV용 대형 패널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추진중인 6세대 라인(1500×1800㎜)의 가동을 내년 초로 앞당겨 시장 1위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샤프는 현재 37인치까지 라인업을 갖춘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CD TV는 현재 가격이 워낙 비싸 미국·유럽보다는 일본을 중심으로 시장이 열릴 것이란 점에서 결국 일본시장 점유율이 세계시장 점유율 순위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면서 “현재로선 샤프가 많이 앞섰으나, 5세대 라인을 보유한 LG와 삼성의 추격이 본격화되는 올해는 3사가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TV용 TFT LCD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200% 이상 증가한 320만대 안팎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