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사일생’
사상 초유의 인터넷 대란 속에서도 접속이 끊기지 않은 온라인게임과 인터넷 사이트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게임은 이매직(대표 양재현)이 서비스중인 3D 온라인게임 ‘세피로스’. 이 게임은 지난 25일 오후 2시 이후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이 ‘먹통’이 됐던 것에 반해 오히려 접속자가 늘어나 ‘인터넷 대란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평소 동시접속자 8000여명을 기록중인 ‘세피로스’는 지난 25일 오후 인터넷 마비사태가 빚어진 이후 동시접속자가 1만3000명으로 50% 가량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이는 모든 게임의 접속이 끊어진 반면 ‘세피로스’만 접속이 끊기지 않으면서 게임을 즐기려는 유저가 몰렸기 때문.
이매직측은 이처럼 게임이 끊기지 않았던 것은 게임 서버가 웜바이러스의 공격으로부터 큰 피해를 입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2주마다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보안프로그램에 따라 SQL서버에 백신 프로그램을 수시로 업그레이드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
이밖에 ‘세피로스’처럼 완벽한 게임 접속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웹젠(대표 김남주)의 ‘뮤’와 액토즈소프트(대표 이종현)의 ‘A3’ 등은 인터넷 대란이 벌어진 이후 평소 70% 정도의 접속자를 유지, 주목받기도 했다.
반면 동시접속자 10만명대의 국내 최대 온라인게임 ‘리니지’는 동시접속자가 최하 5000명까지 떨어지는가 하면 넥슨(대표 정상원)의 화제작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4시간 동안 아예 접속이 안돼 동시접속자가 전혀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업체들의 보안문제보다는 다소 운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네트워크로 얽히고 설킨 회선 가운데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는 회선이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트래픽이 적은 회선도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대란속에서도 살아남은 온라인게임은 유저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건 부인할 수 없다.
평소 방화벽을 설치하고 패치작업을 업데이트하는 등 보안에 대비했던 일부 인터넷 기업들은 오히려 페이지 뷰가 평소보다 늘어나는 기현상을 경험했다.
야후코리아(대표 이승일 http://www.yahoo.co.kr)는 지난 25일 하루 동안 페이지뷰가 약 1억4000만을 기록, 일주일 전인 18일의 1억3400만 페이지 뷰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야후코리아측은 그동안 백업라인을 갖추어 네트워크 용량을 충분히 확보했고 네트워크를 이원화했을 뿐만 아니라 MS SQL 서버와 관련있는 네트워크는 지속적인 패치파일을 설치해왔기 때문에 문제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여성포털 마이클럽(대표 이수영 http://www.miclub.com)도 인터넷 대란 속에서도 큰 차질없이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럽측은 “동영상과 채팅 일부 서비스는 MS SQL 서버를 사용하고 있지만 미리 막아놓은 UDP포트가 웜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는 방화벽 역할을 했고 보안 패치가 나오는 대로 즉시 업데이트했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엠파스(http://www.empas.com)를 운영하는 지식발전소(대표 박석봉)도 KT와 하나로통신 등에서의 접속장애로 인한 접속지연을 제외하고는 자체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식발전소는 지난 25일 엠파스 페이지 뷰가 800만을 기록, 통상 700만을 기록했던 주말 평균치를 상회했다.
지식발전소측은 “엠파스 전체 시스템이 리눅스 기반이라 MS의 SQL 서버에서 발생하는 웜 바이러스가 출현하지 않았다”며 “서버마다 방화벽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보안을 철저히 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소개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