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발표 : 김재민 더존디지털웨어 사장
제목 : 2003년 소프트웨어 산업전망
소프트웨어 업계는 99년과 2000년에 걸친 과잉투자로 신규수요가 감소하면서 성장이 크게 둔화됐다. 게다가 IT경기와 코스닥시장의 침체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과당경쟁이 난무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그러나 올해는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부문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시장은 다소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수요예측치를 보면 금액은 모두 3600억원으로 25%의 성장이, 공공기관의 구매계획은 2000억원으로 100%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런 수요예측치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기호전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증거는 기업에서의 결정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IT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됐다는 사실이다. IT가 기업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자사 특성에 맞는 요구를 하는 경영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IT인프라 구축 중심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이 생활과 업무의 완전한 일부가 되는, 예컨대 m커머스나 e러닝 등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앞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기전망을 낙관하는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국내 IT시장은 2001년 경기침체로 둔화됐던 성장률이 지난해 10%대로 회복되면서 2006년까지 연평균 11.2% 정도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01년 이후 경기침체로 IT투자가 축소되고 하드웨어 수요가 포화되면서 성장이 둔화됐으나 지난해에는 내수와 수출의 증가에 힘입어 소폭이나마 성장세가 유지됐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를 낙관하고 있어 다소나마 IT기업들에는 위안이 되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지난 2001년 총 12조6000억원의 규모를 형성했다. 컴퓨터 관련 서비스가 9조5000억원대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패키지와 콘텐츠가 각각 2조4000억원, 6600억원이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지난 96년부터 2001년까지 22.4%의 평균성장률을 보여왔다는 점이다.
앞으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IT부문 중 소프트웨어 시장은 연평균 14.1%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며 특히 애플리케이션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기간에는 1차 IT인프라가 완비된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스템의 고도화와 비용절감을 위한 소프트웨어 솔루션 부문의 투자 증대가 기대된다.
올해 소프트웨어 분야 중에서 주의깊게 봐야 할 시장 중 하나가 ERP시장으로 올해 작년 대비 20%의 성장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의 30% 성장에 비하면 다소 줄어든 수치지만 소프트웨어산업 전체적으로는 견실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의 경우 3만개 중소기업 IT화사업(ERP부문)으로 프로젝트의 수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대형ERP업체들의 중소기업 시장 진출로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정부가 추진했던 중소기업의 IT화 정책은 몇 가지 문제점을 낳은 측면도 있다. IT지원사업의 업체별 편중이 심각하고 지원금 상한선의 일괄적용으로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특히 양적확산에만 치우쳐 사후관리의 어려움이 있었고 ERP 운용인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시스템을 먼저 구축하면서 ERP의 활용도가 낮았다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
때문에 올해는 중소기업 IT화 지원정책의 고도화가 예상된다. 외국 제품 공급업체들의 경우는 중견기업 시장 침투를 위한 영업 및 마케팅을 준비하는 추세며 국내 기업들의 경우는 ERP업체가 전략적 제휴를 통한 솔루션 공급이 늘고 있는 추세다.
경쟁의 심화로 인한 외산 ERP공급업체들의 가격인하정책과 경쟁의 심화인 데 이런 추세는 2001년을 기점으로 늘어 올해의 경우에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 ERP시장은 결국 웹 기반 솔루션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이 분야의 보완이 이루어질 전망이며 단순 정보화의 기능에서 한층 진보, 업무전반에 걸친 정보시스템 구축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소프트웨어 시장은 포스트PC나 유비쿼터스 서비스 시대에 대비,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 요구된다. IT인프라스트럭처에 비해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작은 것이 사실이다. 참고로 국내 사업자 등록증을 보유하고 있는 사업장이 300만개 이상인 데 90% 정도가 20인 이하의 사업장이다. 이들을 위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어느 정도 규모를 필요로 하는 ERP보다 소호나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예측해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의 60%에 해당하는 2700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2700만명을 위한 소프트웨어 수요도 충분한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소프트웨어 시장은 항상 잠재적인 가능성을 갖고 있다. 때문에 기업과 인력,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정책의 마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