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가 연초 가전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일렉트로룩스 등 대기업들의 제품 출시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향후 시장전망과 업체간 경쟁격화에 따른 시장판도 변화에 관련업체들이 초미의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업체간 경쟁격화에 따른 가격질서 붕괴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가 하면 시장성숙 및 매출확대를 기대하는 긍정론도 나오고 있다.
◇시장 전망=우선 청풍, 샤프전자 등 그동안 국내 시장을 선도해 왔던 업체들은 대기업의 공기청정기 시장 진출이 시장 확대와 함께 난립돼 있던 공기청정기 시장을 정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청풍과 샤프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상품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청풍의 정완균 기획실장은 “삼성의 고급 공기청정기 시장 진출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하지만 청풍은 이미 중저가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며 “내달 25일부터 광전자촉매시스템을 채택, 일산화탄소까지 제거가 가능한 청풍무구를 전략상품으로 출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의 경우 삼성전자, 일렉트로룩스 등 대기업의 시장진출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공기청정기 시장의 성장과 외형확대로 이어지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소기업간 가격경쟁이 유통질서를 무너뜨리고 기능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상실하게 될 경우 이제 갓 형성기에 접어든 공기청정기 시장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진출 예상기업=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오는 3월부터 고급형 공기청정기를 직접 생산, 판매키로 하고 신제품 공기청정기를 탑재한 ‘하우젠 에어컨’을 최근 선보였다. 또 유럽 백색가전그룹인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코리아(대표 박갑정)도 최고급 공기청정기 2종을 오는 2월 중순부터 국내에 시판키로 했다.
전기밥솥 전문업체인 쿠쿠홈시스(대표 구자신) 역시 이달부터 삼정인버터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받은 공기청정기 2모델(15평형)의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삼성전자의 협력업체인 파세코(대표 최병호)도 공기청정기를 비데와 함께 주력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사업다각화를 추진중인 만도공조(대표 황한규)는 협력업체인 고산에서 생산한 공기청정기 시제품 개발을 끝낸 상태다. 향후 이사회의 승인여부에 따라 시장 진출 여부가 결정날 전망이다.
◇전문가 의견=공기청정기 전문쇼핑몰 해피에어 이정희 사장은 “향후 시장은 음이온 방식 및 전기집진식 제품에서 헤파필터 방식 및 자연가습 기능이 결합된 워터필터 방식의 공기청정기로 전환되면서 시장재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음이온 공기청정기의 경우 오존발생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데다 먼기제거 기능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또한 “웅진, 청호 등 방문판매 조직을 갖춘 기업이 공기청정기 렌털 비중을 늘리고 있어 제조사들이 필터 교체비용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시장영향력 확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투자신탁증권 임유승 연구원은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웅진 등 이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기업들에 커다란 위협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히려 웅진 등 이미 환경기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기업들은 시장 성숙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다만 판매망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고 뛰어드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 유통망 장악에 따른 가격인하, 저가의 필터 사용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