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계속 되는 유가상승과 환율하락으로 우리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주요 IT품목의 수출감소는 물론 기업들의 채산성도 급속히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산업자원부·한국무역협회·KOTRA 등 수출 유관기관은 이라크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은 채 유가상승이 지속될 경우 수입이 증가하고 수출이 감소하면서 무역수지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산자부에 따르면 유가 배럴당 10달러 인상시 원유 수입액은 매월 약 7억달러 증가하는 반면 수출액은 약 1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배럴당 1달러 상승할 때마다 연간무역수지가 6억달러씩 악화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게 산자부의 설명이다.
무역협회는 유가상승에 따른 수출감소는 약 1억달러 규모지만 유가상승이 세계경기 둔화로 이어질 경우 추가로 약 1억6000만달러의 수출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KOTRA도 미·이라크사태 악화로 대이라크 수출이 전면중단될 경우 대중동 수출이 매월 약 1000만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정부는 민관합동의 ‘이라크사태 대책반’을 구성,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자부는 환율하락과 관련해 “우리 수출상품이 고품질·고가화되면서 소득변수인 세계경기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커지는 반면 가격변수인 환율의 영향은 작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올해의 경우 수출이 연간 19억달러(1.1%) 감소하고, 수입이 25억달러(1.5%) 증가하면서 무역수지가 44억달러 정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산자부는 특히 “우리 수출상품은 일본과의 경합관계가 가장 치열함에 따라 원달러 환율보다 원엔 환율이 우리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앞으로는 중국의 급부상으로 원위안 환율의 영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산자부는 “환율의 급변동에 따른 환리스크에 대해서는 수출보험공사에서 시행하는 환변동보험제도를 이용하면 위험관리가 가능하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기업들도 수출선다변화·결제통화 다변화 전략을 추진, 특정환율의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2일 이라크전에 대한 우려로 중동산 두바이유의 10일 이동평균가격이 배럴당 29달러 선을 돌파하자 조만간 차관국무회의를 열고 2단계 고유가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정부는 당초 두바이유의 이동평균가격이 29달러 선을 상회할 경우 2단계 대책에 돌입, 리터당 14원인 석유수입부과금을 8원으로 내리는 한편 29∼35달러 구간에서 △유흥업소 네온사인과 백화점·주유소·골프장·스키장 등 옥외조명 제한 △심야영화관과 찜질방 사용시간 제한 △승용차 10부제 운행 △승강기 격층운행제 등 사안별 시행 여부를 결정키로 한 바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