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란]"또 소 잃기전 외양간 고쳐라"

*KISDI 주지홍박사 보고서

 인터넷 대란으로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앞으로 이같은 경우를 대비해 법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정보사회연구실 주지홍 박사는 ‘인터넷 대란에 대한 법적 대비책은 적절한가’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인터넷 관련 보안조치를 권고사항에서 의무사항으로 변경하고 결함있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판 업체들의 리콜을 의무화한다는 현재까지의 대응책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제품의 하자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는 법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 박사는 MS가 결함있는 제품을 판매한 뒤 위험을 경고하고 경고메일을 보냈다고 해서 모든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며 안전기준이나 리콜제도가 이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주 박사는 안전기준이나 리콜제도가 도입된 자동차의 경우에도 제조상의 결함에 따른 손해를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해 분쟁이 계속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문제의 해결을 위해 결함있는 제품으로 입은 피해에 따른 책임소재를 확실히 해야 하는데 우리의 현행법은 이를 규정하는 하자담보책임규정이 없다는 지적이다. 하자담보책임이란 물건을 판쪽이 제품의 하자에 대해 고의나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지급한 대가와 물건과의 가치등가성을 고려해 인정되는 법정 무과실 책임이다.

 또한 우리의 현행 규정은 무체물인 정보를 제외하고 유체물이나 전기 등 자연력으로 물건을 규정짓고 있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인해 입는 손해에 대한 판단기준도 부족하다는 것.

 주 박사는 “미국과 독일 등은 하자담보책임에 대한 규정과 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인한 정보거래 피해에 대한 규정 등을 갖추고 있으나 우리는 미비한 상태”라며 “이에 대한 판단기준을 완비해야 합리적이고 안전한 거래가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