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 ncysn@gameinfinity.or.kr
게임은 상상력의 총체이자 실제 생활의 재현이다. 얼핏 상반되는 것 같은 상상과 실재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은 게임이 갖고 있는 무한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영화나 소설도 이런 측면을 갖고 있으나 그것은 이용자에게 이미 잘 만들어진 간접체험을 제공하는 데 머물지만 게임은 이용자 자신이 만들어가는 직접체험의 장을 제공한다. 그렇기에 다른 장르에 비해 게임은 이용자의 몰입도가 높고 또한 그만큼의 문화적·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 이런 게임의 특성은 문화산업 중에서도 게임이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갖고 있는 미래사회의 중추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이제 많은 사람에게 게임은 새로운 형태의 레저로 다가오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행해지고 있는 스포츠와 달리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e스포츠 분야다. 이미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전통적인 구기종목뿐만 아니라 스노보드·인라인 스케이트 등 익스트림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스포츠가 게임으로 개발됐고, 많은 이용자가 오프라인에서의 스포츠 못지 않게 e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게다가 스포츠게임은 이용자들이 이미 게임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작이 용이해서 초보자인 경우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e스포츠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 강점이라 하겠다.
e스포츠가 증가하고 있는 환경은 게임강국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하나의 모델을 제시해준다. 세계 게임시장은 한국 온라인게임의 경쟁력과 급성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온라인게임의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하지만 아직 국내 게임산업이 세계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다. 최근 몇 년간의 성장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게임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진행돼야 할 것이다. 고급인력 양성, 핵심기술·글로벌 콘텐츠 개발, 인프라의 내실화 등 게임산업을 지탱하는 주요소들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노력들과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게임 코리아의 글로벌화다. 현대는 브랜드 사회라고 할 정도로 브랜드의 가치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물론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는 필수지만 브랜드 파워가 미흡할 경우에 우수한 게임도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수 게임 개발에 대한 많은 노력과 함께 코리아를 세계 게임시장 속에서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야 할 것이다.
현재 월드사이버게임즈(WCG)는 한국이 개최하고 전세계 게임이용자들이 참여하는 유일한 게임대회다. 2002년도 제2회 대회는 세계적으로 47개국에서 참여했고 약 600만명이 시청했다.
한국이 IT산업과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지금은 미래의 온라인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호기다. 앞서 e스포츠의 활성화와 IOC·FIFA 등 국제 스포츠 조직의 위상을 고려할 때 국내 게임산업이 세계 게임문화를 선도하고 나아가 세계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창출할 수 있기 위해 지금의 WCG를 e스포츠를 중심으로 하는 사이버올림픽·사이버월드컵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대표할 수 있는 사이버IOC·사이버FIFA를 우리나라가 중심이 돼 조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국은 미래의 사회·산업·문화를 이끌어가는 온라인문화·온라인게임 첨단국가로서의 세계적 위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오프라인 올림픽의 발상지인 아테네와 같이 온라인 게임올림픽의 발상지가 대한민국, 코리아로 세계인들의 가슴속에 기억될 날이 곧 다가올 것이다.